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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 월드투어 '위버멘쉬'
추위로 공연 늦어지고 차질 빚어
"추운데 늦게 시작해 죄송" 사과
내년 빅뱅 20주년 컴백 예고도
가수 지드래곤이 29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월드투어 '위버멘쉬' 첫 무대를 펼쳐 보이고 있다. 갤럭시코퍼레이션 제공


한겨울 못지않은 꽃샘추위에 ‘초인’도 움츠러들었다. 체감온도 영하의 강풍 속에서 리허설을 하고 차가운 밤바람을 맞으며 공연하던 가수 지드래곤은 제 기량을 충분히 펼치지 못했고, 오들오들 떨며 객석을 지키던 3만여 팬들의 함성도 한기에 얼어붙었다.

29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지드래곤의 월드투어 ‘위버멘쉬’ 첫 콘서트는 시작부터 날씨와의 전쟁이었다. 이날 오전 때 아닌 눈이 내린 데 이어 강풍이 불어닥치며 VIP석 사운드체크 이벤트부터 순차적으로 일정이 지연됐다. 오후 6시 30분으로 예정된 공연이 30분 지연된다는 통보가 오후 2시쯤 관객들에게 개별 통지됐는데 실제 공연은 40여 분이 또다시 지연되면서 1시간 13분 늦은 오후 7시 43분에 시작됐다. 해가 지고 기온이 뚝 떨어진 상황에서 아무런 설명도 없이 추가로 지연되자 객석 곳곳에선 불만 섞인 아우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8년 만에 솔로 무대



붉은 장미 장식으로 채운 재킷을 입고 등장한 지드래곤은 새 앨범 ‘위버멘쉬’의 히트곡들인 ‘파워’와 ‘홈 스위트 홈’을 잇달아 부르며 순식간에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더 리더스’를 부를 땐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시절 동료였던 2NE1의 씨엘(CL)이 깜짝 등장해 팬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오랜만에 하는 콘서트인데 정말 처음 하는 것 같다”면서 “요 근래 많은 일들이 있었고 안타까운 일들도 있어 마음이 편치 않을 텐데도 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감사하고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공연이 지연된 데 대해선 “추워서 죄송하고, 추운데 늦게 시작해서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했다.

가수 지드래곤(앞)이 29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게스트로 출연한 가수 씨엘과 월드투어 '위버멘쉬' 첫 무대를 펼쳐 보이고 있다. 갤럭시코퍼레이션 제공


앨범과 월드투어 제목인 ‘위버멘쉬’는 철학자 니체가 제시한 ‘초인(위버멘쉬∙인간 정신의 한계를 극복한 사람)’ 개념을 끌어온 것이다. 소속사 측은 지드래곤이 초인으로 거듭나는 3단계를 스토리텔링으로 무대 위에 구현하려 했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현재의 지드래곤에서 시작해 과거를 돌아 다시 현재로 돌아오는 이야기로 읽혔다. 무대 위엔 ‘위버멘쉬’의 첫 글자인 ‘U’를 두 사람이 마주 보는 모양으로 형상화한 대형 에어 벌룬 로봇(ABR)이 등장했는데 지드래곤은 “’하트브레이커’(2009) 앨범 때 찍은 사진과 새 앨범을 준비하며 찍은 사진 속 모습이 마주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과 월드투어의 상징적 이미지로 쓰이는 U자 이미지는 공연장 상공에 드론 쇼로 연출되기도 했다.

지드래곤은 공연 도중 영상을 통해 “자신의 삶을 긍정하며 시련을 극복하고 자기 극복을 실천하는 존재”가 돼 “나를 넘어서는 최고의 나를 만나기 위한 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오랜 공백과 온갖 구설을 이겨내고 8년 만에 솔로 가수로 다시 무대에 선 스스로에게 건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정작 그는 “앨범에 ‘위버멘쉬’를 쓴 건 사실 있어 보이려고 한 거고 ‘그냥 열심히 계속하자’는 뜻”이라며 눙쳤다.

"내년엔 스무 살 빅뱅으로 만날 것"



지드래곤은 두 차례나 무대에서 내려와 관객에게 가까이 다가가 노래하는 등 팬 서비스를 아끼지 않았지만 강추위에 맞서긴 역부족이었다. ‘투 배드’를 부르면서는 안무 도중 무대에 주저 앉으며 “다리에 힘이 풀리는 경험은 처음”이라면서 당황스러운 웃음을 지었고, 공연 후반엔 종종 불안정한 가창을 보이기도 했다. 관객의 ‘떼창’이나 환호성도 여느 K팝 스타의 공연에 비해 작았다. ‘소년이여’ 가사를 띄우며 관객에게 떼창을 유도한 앙코르 이벤트에서도 팬들의 노래는 들리는 듯 마는 듯했다. 공연 후반에는 추위와 교통편 등의 문제로 서둘러 자리를 뜨는 관객도 적지 않았다. 강풍으로 인해 ‘암 리프트’를 타고 객석 위를 나는 연출도 포기해야 했다.

가수 지드래곤이 29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월드투어 '위버멘쉬' 첫 무대를 펼쳐 보이고 있다. 갤럭시코퍼레이션 제공


지드래곤은 못내 아쉬운 듯 “월드투어 한 바퀴 돌고 빨리 오겠다”며 앙코르 콘서트를 예고했다. “내년엔 저희 형제들(빅뱅)이 스무 살이 된다”면서 “성인식”이라는 말로 그룹 빅뱅의 컴백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공연을 마치며 “춥지만 (응원봉의 여섯 빛깔로 반짝이는) 꽃밭이 예쁘고 보기 좋다”면서 “지금 모습이 어떠하든 계속 도전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현재의 우리가 모두 위버멘쉬”라고 말했다. 지드래곤의 '위버멘쉬' 월드투어는 30일 같은 장소에서 한 번 더 치러졌고 이후 5월 10, 11일 일본 도쿄 콘서트에 이어 필리핀, 마카오,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으로 이어진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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