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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 이어진 산불, 전문가들 “전형적 인재”
홍석환 교수 “소나무는 기름에 젖은 종이”지적
“전문성 떨어지는 산림청 주도 진화체계 개선해야”
지난 29일 경북 지역 산불진화 지원작전 중인 50사단 장병이 잔불을 제거 하고 있다. 육군 제공


전문가들은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열흘간 발생한 이번 대형산불을 ‘전형적인 인재’라고 지적했다. 산림청의 산림관리 실패와 이원화된 산불대응 태세가 산불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는 30일 전화 인터뷰에서 “산불은 작은 불꽃이나 불똥, 성냥불, 라이터 불 등 다양한 원인으로 시작될 수 있다”며 “하지만 발화가 대형산불로 이어지는 것은 결국 산림 관리방식이 잘못돼 벌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산림청은 경제성이 높다는 이유로 곳곳에 소나무를 심고 활엽수 등 다른 나무를 솎아내는 ‘숲 가꾸기 사업’을 진행해 왔다”며 “그런 사업이 산을 더욱더 메마르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침엽수는 목재로서의 경제성이 떨어지고, 산불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십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개선되지 않으면서 이번 대형 산불로 이어지게 됐다는 얘기다.

소나무 위주의 침엽수림이 대형 산불에 취약하며, 산불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은 이미 강릉, 삼척, 경북 울진 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을 통해서도 확인된 바 있다.

홍 교수는 “산림청은 ‘침엽수는 햇빛이 바닥에 도달하는 양을 늘리고, 바람을 잘 통하게 한다’며 숲가꾸기의 효과를 홍보하고 있는데 이는 다르게 말하면 숲을 빠르게 건조하게 만들어 산불에 취약한 형태를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활엽수를 ‘물에 젖은 종이’, 소나무를 ‘기름에 젖은 종이’로 비유했다. 활엽수는 잎이 물을 머금고 있어 불이 붙어도 금세 꺼지지만, 송진 등 정유 물질이 있는 소나무는 불이 붙으면 지속시간이 일반 나무들보다 2.4배 길다는 것이다. 소나무는 특히 나무의 가지나 무성한 잎을 태우며 빠르게 번지는 지나가는 산불인 수관화(樹冠火)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그는 “물에 젖은 종이와 기름에 젖은 종이가 골고루 분포돼 있다면 불은 금세 꺼졌겠지만 우리나라 산림은 기름에 젖은 종이인 소나무만 가득하다”며 “건조한 산림에 기름 역할을 하는 소나무까지 있어 한 번 불이 나면 대형 산불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돼 있다”고 지적했다.

산림청이 주도하는 신불 진화 체계 역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표적인 환경운동가인 최병성 목사는 “2022년 울진 산불, 2000년 고성 산불 등 대형 산불이 발생할 때마다 산림청은 매번 진화에 애를 먹었다. 불길을 잡지 못하다가 비가 내려야 진압하는 상황이 매번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산림청에는 산불 예방과 진화를 위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지만 정작 산림청은 화재진압과 관련한 전문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대형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서는 산림 산불에 관한 예산과 산불 헬기 등 진화 장비, 인력 등 모든 것을 소방청으로 일원화해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화재복구를 위해 인공조림사업을 서둘러 실시하기 보다는 자연 스스로 복구할 수 있는 시간을 둘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산을 복구한다는 명목으로 타버린 나무를 벌목하고 그 자리에 어린나무를 심으면 자칫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며 “과거 산불피해를 입은 강릉 옥계 등의 일부 산은 인공조림을 하지 않고 놔뒀더니 참나무가 자라 숲을 이뤘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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