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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아침 7시께 전북 완주군 한 고랑에서 깻대를 태우던 70대가 산불예방진화대에 적발됐다. 완주군 산불예방진화대 제공

지난 29일 아침 7시 전북 완주군 삼례읍. 아침운동을 나온 임승기(63) 완주군 산불예방진화대장이 연기가 나는 것을 발견하고 달려갔다. 그곳에서는 ㄱ(74)씨가 영농부산물인 깻대를 태우고 있었다. 임 대장은 불부터 끈 뒤 ㄱ씨의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경고 처리했다.

임 대장은 “평일에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순찰을 하고, 최근에는 야간에도 대응조가 편성돼 순찰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어르신들이 진화팀 출·퇴근 시간을 알고 있어 이른 새벽이나 밤늦게 소각한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고, 영세한 분들이다 보니 매정하게 과태료를 부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춘천 신북읍의 한 밭에 영농 부산물을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흔적이 남아있다. 박수혁 기자

영남에서 난 초대형 산불로 경각심이 높아졌지만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영농 부산물 불법 소각은 여전하다.

30일 오전 둘러본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에서도 밭 곳곳에 여러 차례 불을 피운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산불 조심 기간을 맞아 감시 인력들이 마을 곳곳을 순찰하고 있지만 빈틈을 노려 영농 부산물 등을 불법 소각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춘천시청 불법소각 단속반 지정훈 주무관은 “요즘은 농촌에 사는 어르신들도 영농 부산물 소각이 불법이라는 건 다 안다. 하지만 ‘내가 이거 좀 태운다고 산불로 번지겠어?’라는 안전불감증이 가장 큰 문제다. 그러다 보니 요즘엔 단속에 걸리지 않게 연기가 보이지 않는 일몰 후에 태우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고 했다. 이 탓에 춘천시청 불법소각 단속반은 이른 아침부터 밤 10시까지 현장 단속 시간을 확대하는 등 단속인력과 불법 소각 농민 사이의 숨바꼭질이 이어지고 있다.

농촌 곳곳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영농 부산물. 박수혁 기자

현장에서 만난 농민들은 영농 부산물 수거 등 지자체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관련법상 영농 부산물은 ‘폐기물’로 분류돼 종량제 봉투에 담아 분리 배출해야 하는데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70대 농민은 “비닐하우스 10동에서 발생한 영농 부산물을 모아 놓으면 어마어마하다. 아무리 커다란 종량제 봉투를 준비해도 뿌리와 줄기 등을 넣다 보면 비닐이 다 찢어질 것이고, 가뜩이나 바쁜 영농 준비철에 부산물을 봉투에 넣을 인력도 없다. 불법인 건 알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태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태우지 말라고만 하지 말고 영농 폐비닐처럼 지역마다 마을공동집하장을 만들어 영농 부산물을 수거하는 시스템부터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산림청이 계절별 산불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연평균 산불 건수 546건 가운데 303건(56%)이 봄철에 집중됐다. 주요 원인은 입산자 실화가 171건(31%)으로 가장 많지만, 쓰레기 소각 68건(13%)과 논·밭두렁 소각 60건(11%)이 바로 뒤를 이었다. 전체 산불 중 24%는 농민 부주의가 산불로 이어진 경우인 셈이다.

한편, 경북 산불의 최초 발화 혐의를 받는 50대가 이날 경찰에 입건됐다. 경북경찰청은 지난 22일 오전 11시24분께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한 야산에서 불이 나게 한 혐의(산림보호법 위반)로 ㄴ(56)씨를 지난 29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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