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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산청 산불로 완전히 불탄 경남 산청군 시천면 외동마을 주택. 이 마을에서만 주택 6채가 불탔지만, 다행히 주민 모두 긴급대피해서 단 한명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최상원 기자

경남 산청 산불의 주불이 30일 오후 1시께 잡혔다. 지난 21일 오후 3시26분 발생해 주불 진화까지 213시간34분 걸렸다. 1986년 산림청이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2022년 3월 발생한 경북 울진 산불에 이어 두번째로 ‘긴 산불’ 기록을 남겼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30일 오후 산청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오후 1시께 모든 주불을 진화했다. 이제 지자체 중심의 잔불 진화 체계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잔불 진화작업에는 헬기 40대와 산불진화차, 산불재난특수진화대 등이 투입된다.

산청 산불은 지난 21일 경남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 야산에서 발생했다. 당시 이곳 주민이 예초기로 풀베기를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화재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산불은 산청군을 넘어 인근 하동군과 진주시에까지 번졌다.

산불 발생 이틀째이던 지난 22일에는 산불을 끄기 위해 창녕군에서 지원 온 산불진화대원 3명과 이들을 인솔한 창녕군 소속 공무원(32) 1명 등 4명이 산불 진화작업 도중 불길에 갇혀 목숨을 잃었고, 함께 작업하던 산불진화대원 4명이 다쳤다. 이번 산불로 발생한 전체 인명피해는 사망 4명, 부상 10명 등 14명이다.

산불로 영향을 받은 구역(피해 면적)은 1858㏊에 이른다. 또 주택 29채 등 건물 84곳이 불탔다. 주민 1309가구 2158명이 긴급대피했고, 아직도 317가구 473명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상태이다. 지난 26일 오후 산청군 시천면 쪽에서 지리산 쪽으로 불길이 번지면서, 지리산국립공원구역 132㏊도 산불 영향을 받았다.

지휘본부는 하루 최대 헬기 55대, 진화장비 249대, 진화인력 2452명 등 동원가능한 모든 장비와 인력을 산불 진화작업에 투입했다. 국군 헬기는 물론 미군 헬기 4대도 투입했다. 하지만 지난 22일 경북에서도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서, 장비와 인력을 산청에 더 모으기는 곤란했다.

지리산권역은 40도 이상 가파른 경사에 해발고도가 높고, 계곡·절벽 등 험난한 지형이라 인력 중심의 지상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40~100㎝ 두께로 낙엽이 쌓여 있어서, 공중에서 물을 부어도 땅바닥까지 스며들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바람이 불면 불씨가 되살아나서 새로운 불길로 번지거나 수㎞씩 날아가는 현상을 반복하며 ‘긴 산불’의 주원인이 됐다. 결국 산청 산불은 2022년 3월4일 오전 11시17분 발생해서 3월13일 오전 9시 주불 진화까지 213시간43분 동안 진행된 울진 산불에 이어 두번째 ‘긴 산불’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한편, 경남도는 피해가 집중된 산청군 시천·삼장면과 하동군 옥종면 등 3개면 주민 1만여명에게 1인당 3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생계유지가 어려운 가구에는 생계비·의료비·주거비·난방비 등을 차등 지원한다. 주택 피해를 본 가구에는 한국선비문화연구원·임시조립주택 등 임시 주거지를 제공한다. 농업인에게는 개인 5천만원, 법인 3억원의 저리 융자를 제공하고, 기존 대출상환 유예와 이자 감면도 지원한다. 소상공인에게는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융자 지원한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산불 진화 과정에서 순직하신 공무원과 산불진화대원에게 깊은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라며 “산불 피해를 입은 도민들이 조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신속한 복구와 촘촘한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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