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NYT 기고서
트럼프 2기 정책두고 “멍청하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선 경쟁을 벌였으나 패배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이 28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칼럼을 통해 트럼프 2기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힐러리는 “멍청하다(dumb)”는 표현도 썼다.

클린턴은 ‘얼마나 더 멍청해질 수 있나’(How Much Dumber Will This Get?)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미국 국가안보를 담당하는 고위 관료들이 미국 잡지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이 초대된 줄도 모른 채 단체 채팅방에서 예멘의 이슬람 무장 단체 후티에 대한 공습 작전을 논의한 것을 언급하며 “나를 괴롭히는 건 위선이 아니라 멍청함”이라며 “매우 위험하다. 그냥 멍청하다”고 했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2025년 1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모습. / AP 연합뉴스

클린턴은 트럼프 행정부가 비용 절감을 위해 연방 공무원 해고를 단행하면서 미 핵무기 보호 임무를 맡은 연방 공무원 수백 명을 해고한 것,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염병과의 싸움을 중단한 것, 중국과 러시아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시기에 장군·외교관 등을 해고한 것 역시 “멍청한 일”이라고 짚었다.

클린턴은 본인이 국무장관으로 재임할 때 군의 하드파워와 외교, 개발 지원, 경제·문화적 영향력의 소프트파워가 합쳐지는 스마트 파워를 주장한 바 있다며 트럼프의 접근 방식은 “멍청한 파워”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강점을 사용해 세계를 이끌고 적과 맞서는 강력한 미국 대신, 트럼프는 점점 더 맹목적이고 어리석다”고 비판했다.

특히 클린턴은 트럼프 행정부가 소프트 파워를 망가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전직 국무장관으로서 대사관과 영사관을 폐쇄하고, 외교관을 해고하고, 국제개발처(USAID)를 파괴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계획에 경악했다”며 이것들은 “탱크와 전투기의 중요성만큼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사관은 본국의 정책 결정을 알리는 눈과 귀이자 미국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도록 돕는 우리를 안전하고 번영하게 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교관은 경쟁적인 세상에서 우리가 혼자 싸우지 않아도 되게 한다. 그래서 내 동료와 나는 유엔을 규합해 이란 핵 프로그램을 마비시키는 제재를 가하고 궁극적으로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멈추도록 할 수 있었다”며 “트럼프는 이란 연구 시설을 감시하는 자금을 삭감했다. 멍청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중국은 전진 배치 외교의 가치를 이해하고 있어 전 세계에 새 대사관과 영사관을 개설하고 지금은 미국보다 많은 대사관을 보유하고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후퇴는 중국이 경쟁자 없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클린턴은 외교가 비용면에서 효율적이고, 전쟁은 예방하는 것이 싸우는 것보다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트럼프 정부의 접근방식을 나무를 베어 전부 태우는 화전식(slash-and-burn)에 비유하며 “그들은 정부를 재창조하는 게 아니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클린턴은 “이 모든 것이 멍청하고 위험하다”며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같은 독재자들과 밀착해 미 동맹을 폭파하고, 법치주의를 훼손해 미국의 도덕적 영향력을 짓밟고 있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가 경제를 망치고 국가 부채를 폭증시키고 있다”고 했다.

클린턴은 “미국이 노골적인 부패와 법 위에 군림하는 지도자가 있는 ‘바나나 공화국’(비민주적 후진국가)처럼 운영된다면 미국은 그 논쟁에서 패배할 것”이라며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세기 세력권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사적인 원한에 이끌려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클린턴은 “사업가로서, 그는 애틀랜틱 시티 카지노를 파산시켰다”며 “지금 그는 미국 국가안보를 걸고 도박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이어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단체 채팅의 실수 따위는 우리의 가장 작은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며 채팅방 속 이모지를 가리켜 “세상의 모든 주먹과 깃발 이모지들도 우리를 구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조선비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701 유튜브 정치뉴스 보던 할아버지, 이러다 쇼핑왕 되겠네 랭크뉴스 2025.04.02
47700 "尹선고날 '뚱뚱한 패딩' 보이면 무조건 피하라"…경찰의 당부, 왜? 랭크뉴스 2025.04.02
47699 경북 산불 사망자 27명으로 늘어... 중상자 3명 '위중' 랭크뉴스 2025.04.02
47698 47억 아파트 30대 어떻게 샀나 했더니…"부친에 30억 빌렸어요" 랭크뉴스 2025.04.02
47697 권성동 "이복현, 짐 싸서 떠나야‥대통령 거론 오만한 태도" 랭크뉴스 2025.04.02
47696 장제원 전 의원 빈소 조문행렬…정진석 "대통령 '가슴아프다' 말해" 랭크뉴스 2025.04.02
47695 격변기 맞은 산업계, 전방위 구조조정…한계기업 '퇴출 도미노' 랭크뉴스 2025.04.02
47694 “아빠 찬스로 47억원 아파트 샀나” 국토부, 서울 지역 이상거래 집중 점검 랭크뉴스 2025.04.02
47693 이재명, 헌재 결정 승복 묻자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 랭크뉴스 2025.04.02
47692 "안국역 전쟁통인데" "출근할 수 있을까" 종로 직장인들 '尹 선고' 발동동 랭크뉴스 2025.04.02
47691 이재명, 헌재 결정 승복 묻자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 랭크뉴스 2025.04.02
47690 ‘귀한 몸’ 토허제 경매 아파트…‘아리팍‧방배그랑자이’ 감정가보다 웃돈 매각 랭크뉴스 2025.04.02
47689 “왜 출근했어요? 잘렸는데” 美 보건·복지 인력 1만명 해고 시작 랭크뉴스 2025.04.02
47688 대통령 탄핵 선고일, 서울 16개 학교 휴업... 경복궁역 인근까지 확대 랭크뉴스 2025.04.02
47687 ‘사과 대란’ 다시 오나…‘주산지’ 경북 산불에 국내 재배면적 10% 피해 랭크뉴스 2025.04.02
47686 버스·지하철·자전거·쓰레기통까지 싹 다 치운다…4일 안국·광화문·여의도 진공화 랭크뉴스 2025.04.02
47685 헌재 오전 10시 선고가 관례인데…尹 선고는 오전 11시 왜 랭크뉴스 2025.04.02
47684 "헌재에 승복해야" 지적에‥이재명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 랭크뉴스 2025.04.02
47683 대통령 탄핵 선고일, 서울 총 16개 학교 휴업 랭크뉴스 2025.04.02
47682 경찰, '명품 수수 의혹' 강진구 전 더탐사 대표 압수수색 랭크뉴스 2025.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