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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이범준 '헌법재판소, 한국 현대사를 말하다 1'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종결 한 달이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관계자가 탄핵 찬반 시위를 하고 있다. 박시몬 기자


헌법재판소가 출범한 1988년 9월 1일 이전엔 헌법재판이란 용어만 있을 뿐 존재하지 않는 유니콘 같은 제도였다. 전신인 헌법위원회는 1972년 유신헌법과 함께 탄생한 이후 단 한 건도 헌법심사를 하지 않았다. 6·10 민주항쟁의 성과로 설립된 헌재의 시작은 초라했다. 상임헌법재판관 5명이 서울 중구 정동 옛 헌법위 사무실 방 한 칸에 중∙고교생처럼 책상을 맞대고 앉아 주로 TV를 보며 시간을 보냈다. 재판관들이 다룰 사건이 없었고, 있다 해도 그 방에선 정상 업무가 불가능했다. 학교 건물을 개조한 을지로 청사에서 헌법재판을 시작한 1기 헌재는 군사정권에서 헌법재판의 차단막 구실을 해온 대법원과의 고리를 끊고,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영역을 확보해 나갔다.

헌법재판소, 한국 현대사를 말하다∙이범준 지음∙궁리 발행∙384쪽∙2만8,000원


‘헌법재판소, 한국 현대사를 말하다’는 이처럼 헌재의 출범을 시작으로 2006년까지 18년 역사를 이야기한다. 2009년 이 책을 처음 낸 출판사가 15주년을 기념하는 한편 2006년 이후의 헌재를 다루는 2권을 예고하는 의미로 ‘1’을 덧붙여 다시 출간했다. 신문사 법조전문기자 출신의 헌법학 박사인 저자는 6개월에 걸쳐 신문과 잡지, 논문, 영상, 속기록, 회의록 등 1만 장 분량을 검토하고 재판관, 연구관 등을 100시간가량 인터뷰해 책을 완성했다.

책은 단순히 헌재의 역사를 다루기보다 5·18 헌법소원 사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등 30건의 주요 사건을 중심으로 헌재가 내린 역사적 결정의 막후와 그 결정들의 사회∙정치·철학적 맥락을 짚는다. 헌법재판관들 사이의 치열한 논쟁과 갈등, 헌법과 다른 기관들의 충돌 등 헌재가 걸어온 길에 대한 서술은 지금 헌재를 둘러싼 상황, 헌재의 가치와 한계 등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돕는다. 출간 이후 다수의 헌법학자들에게서 추천도서로 언급됐고 대학생들의 헌법 관련 필독서로 꼽히기도 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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