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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스카이라이프, 2025년 정기주총서 주당 350원 배당 결정
1500억원대 순손실에도 작년과 동일한 수준 배당... KT에 83억 지급
OTT 공세로 유료방송 가입자 감소... AI 신사업 통한 자구책 고심
잉여금 고갈 우려에 투자 재원 마련 비상
“모회사도 자회사 리스크 책임지고 고통 분담 위해 노력 필요”

그래픽=손민균

유료방송 시황 악화로 KT스카이라이프가 지난해 상장 후 첫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KT스카이라이프가 보유한 이익잉여금 규모도 2년 만에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자회사의 상황이 이런데도 모회사인 KT가 받는 배당금은 예년과 동일합니다. 이를 두고, KT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회사들의 사정을 살피지 않으면 자회사 위기가 그룹사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비판이 업계 안팎에서 일고 있습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 27일 2025년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주당 350원의 배당을 결의했습니다. 지난해 상장(2011년) 이후 첫 적자를 기록했지만 배당금 규모는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한 겁니다. KT스카이라이프의 지분은 KT가 50.3%, 한국방송공사가 6.8%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KT스카이라이프 배당금(약 165억원)의 절반가량을 최대주주인 KT가 가져가는 구조로, 약 83억원의 배당금이 KT에 돌아갈 예정입니다.

KT스카이라이프의 최근 실적은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이 회사의 2022년 영업이익은 632억원이었지만, 2023년 영업이익은 142억원으로 78%나 급감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한 겁니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15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2023년 순손실(1137억원)보다 37%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2년 연속 1000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한 것은 유료방송 시황 악화로 자회사인 KT HCN과 KT ENA에 대한 손상차손이 반영된 탓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KT HCN의 손상차손 금액만 1417억원에 달합니다.

이 여파로 KT스카이라이프가 보유한 이익잉여금은 2022년 5340억원에서 지난해 2589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이익잉여금은 회사가 이익을 창출하고 쌓아둔 운영자본으로, 회사 성장에 필요한 재투자 자금을 의미합니다.

팬데믹 이후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의 공세가 격화하면서 국내 유료방송 시장은 쪼그라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유료방송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4.7% 줄었지만 넷플릭스 등 주요 OTT 서비스 매출은 6.4% 증가했습니다.

KT스카이라이프의 유료방송 가입자 수도 감소세입니다. 자회사 KT HCN을 포함한 KT스카이라이프의 유료방송 가입자 수는 2023년 1분기 590만명에서 지난해 4분기 575만명으로 2.5% 줄었습니다. KT스카이라이프의 주력 사업인 위성방송 가입자 감소세는 더욱 뚜렷합니다. 2023년 1분기 365만명에서 지난해 4분기 336만명으로 8%가량 감소했습니다. 콘텐츠 제작 및 방송채널사업자인 KT ENA도 지난 2022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후 별다른 흥행작이 없는 상황입니다. 2023년 이후 11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투자했지만 적자만 키웠습니다.

실적 반등을 위해 KT스카이라이프는 자구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과 미디어 결합 등 신사업 추진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겁니다. 일례로, KT스카이라이프는 AI 무인 카메라 기반 스포츠 중계 서비스 도입을 준비 중이며 올 상반기 관련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작년 7월 KT스카이라이프는 AI 스포츠 플랫폼 업체인 ‘호각’의 주식 17만주(23.78%)를 68억원에 인수했습니다.

지난 27일 2025년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영상물 중계 전송 제공 서비스업’과 ‘인공지능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정보통신업 및 관련 장비의 판매·임대·용역서비스 제공업’을 새롭게 사업 목적으로 추가했습니다.

하지만, KT스카이라이프가 AI 신사업에 투자 가능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익잉여금 감소로 투자 재원 고갈 우려가 커진 데다, 시황이 반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어서입니다. 지난 2021년 유료방송 업계 1위 자리를 고수하기 위해 KT가 그룹 차원에서 무리하게 현대 HCN 인수를 추진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류종기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대학 겸임교수는 “KT가 자회사의 경영 상황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적자에도 배당금만 꼬박꼬박 챙겨가는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배당금 액수가 크고 작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자회사의 리스크에 대해 책임지고 고통을 분담하려는 노력이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KT가 자회사들의 경영 리스크를 등한시한다면 언젠가 그룹사 전체로 위기가 확산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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