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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USC 연구진, 화성 먼지 분석 발표
지구 초미세먼지와 입자 크기 비슷해
폐 깊숙이 파고 들어가 기침 등 유발
규폐증·재생불량성 빈혈 등도 일으켜
치료책 부족…“노출 방지가 최선”
화성에서 활동 중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탐사차량 ‘퍼서비어런스’ 카메라에 2021년 6월18일(미국시간) 잡힌 먼지 바람 모습. 돌풍이 지표면의 먼지를 강하게 쓸어내고 있다. NASA 제공


먼지가 깔려 있는 화성 표면에서 탐사 활동 중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차량 ‘큐리오티시’ 모습. 극심한 먼지 폭풍으로 지평선 근처 하늘이 뿌옇다. 2018년 6월15일(미국시간) 촬영됐다. NASA 제공


# 가까운 미래 태양계 4번째 행성인 화성에 구축된 과학기지. 기상 감시장비를 뚫어지게 쳐다보던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의 루이스 탐사대장(제시카 차스테인 분)이 대원들을 향해 “비상 이륙을 준비하세요”라고 짧고 단호하게 명령한다. 기지를 버리고 탈출해야 할 정도로 강한 힘을 지닌 먼지 폭풍의 접근을 확인한 것이다.

먼지 폭풍의 위력은 실제로 강했다. 기지 밖을 나선 루이스 대장과 대원들은 겨우 수십m 앞에 놓인 로켓까지 도보로 이동하는 일조차 쉽지 않다는 점을 깨닫는다. 먼지가 섞인 강한 바람 때문에 걷기가 힘든데다 시야까지 가려졌기 때문이다. 결국 사고가 난다. 팀원인 와트니(맷 데이먼 분)가 먼지 폭풍에 떠밀려 멀리 날아간 것이다. 2015년 개봉한 미국 공상과학(SF) 영화 <마션> 도입부다.

사실 <마션> 속 화성 먼지 폭풍의 위력에는 영화적 상상력이 가미됐다. 화성 대기압은 지구의 1%에 불과하기 때문에 풍속이 빨라도 사람을 날려버리는 힘을 갖기는 어렵다. 다만 한 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먼지가 온 천지를 가리는 장면은 실제에 가깝다.

그런데 화성 먼지가 일으키는 문제가 단순히 시야 확보 불량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 과학계에서 제기됐다. 인류의 화성 유인 탐사와 이주를 근본적으로 방해할 문제가 먼지 속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초미세먼지급’ 작은 크기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연구진은 최근 화성에 존재하는 다량의 먼지가 화성 기지에서 생활할 미래 우주비행사들에게 치명적인 건강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을 발표했다. 해당 내용을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지오헬스’에 실렸다.

화성 표면에는 먼지가 가득 쌓여 있다. 특징은 작은 덩치다. 개별 입자 크기가 0.003㎜에 불과하다.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3%다. 지구 초미세먼지(0.0025㎜)와 유사하다. 이 때문에 화성 먼지는 공중에 떠서 쉽게 돌아다닌다.

현재 화성 먼지가 일으키는 대표적인 문제는 화성에서 활동 중인 무인 탐사 차량의 동력원인 태양 전지판 작동을 방해하는 것이다. 공중을 떠돌던 먼지가 뽀얗게 내려 앉은 전지판은 태양을 마주할 수 없다.

특히 화성에서는 짧게는 3년마다 전 행성을 휩쓸 정도로 큰 먼지 폭풍이 일어난다. 이러면 전력 생산이 크게 줄어들면서 무인 탐사 차량 작동이 사실상 중단된다.

하늘에 날리는 화성 먼지는 미래에 이뤄질 화성 유인 탐사와 인류 정착에도 방해가 될 요소다. 기지 운영을 위한 태양광 발전을 곤란하게 하고, 외출 시 전방 시야를 확보하기도 어렵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폐 속 들어가 질환 유발

그런데 연구진은 이번 논문에서 다른 각도의 문제를 제기했다. 연구진은 “화성 먼지는 사람 폐에 들어오면 자극을 일으키고 결국 혈류에 흡수된다”고 설명했다. 크기가 작아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 깊숙이 들어가 꽂힌다는 뜻이다.

화성 먼지가 무슨 물질로 이뤄졌는지 살펴보면 우려는 더 커진다. 주성분 중 하나인 실리카는 지구에서는 시멘트나 반도체 기판에 들어가는 광물질이다. 연구진은 “화성 우주비행사에게 규폐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규폐증이 생기면 호흡곤란, 기침, 가슴 통증 등이 나타난다. 광부나 석공이 많이 걸리는 병이다.

화성 먼지 속에는 과염소산염도 있다. 지구에서는 로켓 추진제나 폭발물 등에 활용된다. 연구진은 “우주비행사에게 갑상선 기능 장애와 재생 불량성 빈혈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화성 먼지에는 크롬, 베릴륨, 비소, 카드뮴 같은 독성 금속까지 섞여 있다. 폐 질환과 암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우주비행사의 기본 몸 상태가 지구에서 화성으로 반년 이상 이동하며 쪼인 우주 방사선 때문에 약해져 있는 것이 문제다. 화성 먼지가 주는 악조건이 질환으로 빠르게 이어질 공산이 크다.

예방이 최선 대응책

연구진은 화성 먼지에 대응하기 위한 최선책은 ‘예방’이라고 봤다. 기지에 고성능 공기 필터를 달고, 장비와 의복에서 먼지를 깨끗이 털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생활 공간 청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이 치료보다 예방에 방점을 찍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화성 먼지 때문에 일어나는 질병 대부분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증세를 동반하는데다 치료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안 걸리는 것이 상책이다.

게다가 화성 현지에서는 응급 처치조차 받기가 쉽지 않다. 크고 무거운 의료 장비를 화성으로 옮길 교통수단이 인류에게는 아직 없다. 미국 민간기업 스페이스X가 사람 100명을 태우는 대형 우주선 ‘스타십’을 개발하고 있지만, 시험비행 중 폭발이 잇따르고 있다.

연구진은 “인간이 화성에 가려면 엔지니어와 의료인이 의학 관련 사안을 함께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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