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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강진에 공사중 건물 무너져 수십명 매몰…"기적 바라며 기도"


방콕 건물 붕괴 현장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미얀마 강진으로 태국 방콕에서 공사 중 건물이 붕괴한 현장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29일 오후(현지시간) 태국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방콕 명소 짜뚜짝 시장 주변.

평소에는 시민과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곳이지만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주변 도로가 전면 통제됐고 구급차 등 수십대 구조 차량이 줄지어 섰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구조대와 자원봉사자 등이 모인 곳으로 다가가자 믿기 힘든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임시로 설치한 벽 너머로 엿가락처럼 휜 철근 등이 뒤섞인 수십m 높이의 거대한 '콘크리트 산'이 나타났다.

전날 미얀마 강진 영향으로 공사 중이던 30층짜리 건물이 무너진 재난 현장이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폭삭 주저앉은 콘크리트 더미가 지진 충격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태국 정부 관계자와 언론이 전하는 수치가 제각각인 가운데 이날 오후 1시께 현장 지휘소 상황판에는 전체 실종자 96명 중 8명은 시신으로 발견됐고 8명은 부상한 채로 구조됐다는 집계가 적혀 있었다. 사상자 등을 제외하고 현재 매몰된 실종자는 79명이었다.

구조 현장 바라보는 실종자 가족들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방콕 공사 중 건물 붕괴 실종자 가족 등이 구조작업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고 현장을 바라보게 설치된 천막에는 실종자 가족 20∼30여명이 애타는 마음으로 모여 있었다.

이들은 황망한 눈빛으로 무너진 건물을 응시하며 기적적으로 가족이 생환하기를 소원했다. 흐르는 눈물을 연신 닦는 이도 보였다.

한 정부 당국자는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며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좋은 소식이 들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원봉사를 위해 나왔다는 미국인 랜스 씨는 "현장을 보니 가슴이 찢어지고, 9·11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악몽이 떠오른다"며 "기적을 바라며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붕괴한 건물은 태국 감사원 신청사다. 2020년 착공해 공정이 약 30% 진행됐으나, 구조물 자체는 최고층까지 올라갔다. 현장에서는 태국인과 외국인 노동자 약 400명이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에는 건물 잔해에서 나온 분진이 도로와 인도를 뿌옇게 덮었고, 바람이 불 때마다 먼지가 날려 눈이 따끔거렸다. 자원봉사자 등이 연신 물을 뿌리며 청소했지만 쉽게 제거되지 않았다.

구조 지원 활동을 하는 태국 국적 루이스 씨는 "태국에서 지진으로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건물이 완전히 무너진 모습을 보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방콕 건물 붕괴 현장 주변 분진 제거 작업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방콕 건물 붕괴 현장 주변에서 분진이 쌓인 인도를 청소하고 있다.


짜두짝 시장은 일부 점포만 문을 열었고, 손님도 많지 않아 한산했다.

짜뚜짝 시장은 14만㎡ 이상 면적에 1만5천개 넘는 점포가 들어선 동남아 최대 시장 중 한 곳이다. 먹거리부터 공예품, 의류, 가구, 애완동물까지 다양한 물품을 판다.

주말에는 방문객이 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은 활기를 잃은 모습이었다.

한 상인은 "매일 영업 원칙을 지키느라 문을 열었지만 손님이 많지 않다"며 "보시다시피 주변 가게들은 문을 닫았다"며 건물 붕괴 참사를 안타까워했다.

전날 갑작스러운 지진으로 대혼란을 겪은 방콕 시내는 이날 다소 안정을 찾았지만, 당국과 시민들은 여전히 여진 가능성에 대비하며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전날 지진 이후 사실상 마비 상태가 됐던 방콕 시내 도로에는 가장 혼잡한 토요일임에도 다니는 차가 평소보다 적었다. 중단됐던 전철 운행은 일부 재개됐다.

태국에서는 미얀마 진앙으로부터 1천㎞ 이상 떨어진 방콕을 비롯해 북부 치앙마이와 치앙라이 등 총 10개 주에서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산한 짜뚜짝 시장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29일 오후 건물 붕괴 현장 인근 짜뚜짝 시장의 한산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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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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