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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절망적 순간에 나타난 119 소방차는 주민들에겐 구세주나 다름 없었습니다.

그런데 불을 끄다 말고 현장을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합니다.

무슨 사정이 있었던건지 김지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붕이 폭삭 내려앉았습니다.

집 내부는 시커멓게 그을린 채 무너졌습니다.

의성에서 바람을 타고 넘어온 산불이 안동의 이 마을을 덮친 겁니다.

도착한 소방차들을 보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던 것도 잠깐, 불을 완전히 끄기엔 소방차에 실린 물이 부족했습니다.

["10분도 안 뿌렸어. 10분도."]

소방용수 공급을 위해 설치된 소화전은 곳곳이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주변 지역에서 소방용수 사용량이 급증한 데다, 소화전에 물을 공급하는 가압 시설들도 화재와 정전으로 가동이 중단된 곳이 많았던 겁니다.

당시 안동 길안면과 임하면에 출동한 소방차는 모두 40여 대.

상당수는 화재 진압 도중 물 보충 등을 위해 현장을 떠나야 했습니다.

[김영도/경북 안동시 임하면 : "안동 시내까지 물 뜨러 간 사이에 여기 있던 소방차만 물 대는 게 아니고 거기 가서도 또 밀렸을 거 아니에요. 2시간 기다리다가 다 탄 거예요."]

주민들은 발을 동동거리며 소방차가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하성/경북 안동시 길안면 : "전기가 끊겼는지 누전이었는지 그건 확실히 모르겠지만 전기만 됐어도, 불씨가 날아온 불이기 때문에 충분히 물 한 바가지 정도만 해도 그 불씨는…."]

수자원공사가 한 때 안동댐과 성덕댐의 수문을 열기도 했지만,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소방당국은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물을 끌어쓰면서 빚어진 일로 추정된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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