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확대 지정 발표 이후 송파·서초·강남·용산 등에서 매물이 크게 줄었다. 최근까지 이어지던 아파트값 상승세도 둔화되거나 일부 지역에서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29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오늘 기준 송파구 아파트 매물은 5612건으로, 토허제 재지정 직전인 20일(6808건)보다 1196건(17.6%) 감소했다. 서초구는 7447건에서 6493건으로 12.9% 감소했다. 강남구와 용산구도 각각 8.3%, 8.1% 줄며 전반적인 매물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동단위로 보면 송파구 가락동이 1206건에서 650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잠실동과 송파동도 각각 16.5% 감소했다. 단지별로는 송파헬리오시티가 686건에서 223건으로 67.5% 급감했고, 잠실엘스와 리센츠도 각각 약 30% 가까이 매물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토허제가 시작되는 3월 24일 직전까지 ‘막차 수요’가 몰리며 거래가 일시적으로 늘었고, 제도 시행 이후에는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며 관망세로 전환된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이번 토허제가 오는 9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만큼, 그 전까지 시장 유동성은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들 지역 아파트값 상승세도 한풀 꺾였다. 토허제 해제 당시 아파트값이 가장 크게 올랐던 송파구는 1년여 만에 하락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넷째 주(24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1% 상승해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했지만 상승폭은 직전 주(0.2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표적으로 강남 3구와 용산구의 상승률도 모두 둔화됐고, 송파구는 한 주 만에 상승에서 하락으로 전환됐다.
송파구는 3월 둘째 주 0.79% 오르며 강세를 보였지만 넷째 주에는 0.03% 하락해 1년 1개월 만에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0.69%에서 0.28%로, 강남구는 0.83%에서 0.36%로 상승폭이 줄었다. 용산구 역시 0.34%에서 0.18%로 축소됐다.
실제 거래 가격도 하락세다. 송파구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59㎡는 토허제 재지정이 발표된 지난 19일 18억5000만 원에 직거래됐지만 불과 보름 전인 1일에는 같은 면적이 2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20일도 채 지나지 않아 3억원이 빠진 것이다. 같은 날 잠실동 ‘리센츠’ 전용 124㎡는 28억 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직전 거래가인 36억5000만원보다 8억5000만원 낮은 수준이다.
한편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번복 혼선을 되풀이하지 않는 차원에서 조직 개편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시 산하 부동산 전담 조직을 부동산 정책과 시장 동향을 분석하는 조직으로 바꾼다.
신선종 서울시 대변인은 “확대·개편하는 전담 조직에는 세제·금융 시장 등 거시 경제적 변수를 포함해 부동산 시장을 종합적으로 분석·예측할 수 있는 주택 시장 전문가를 합류시켜 조직 가동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