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지역을 휩쓴 산불의 최초 발화 지점인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의 한 묘소 인근에 27일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의성 = 연합뉴스
[서울경제]
성묘객 딸의 불명확한 신고로 초기 대응이 지연된 것으로 드러난 경북 산불의 실체가 밝혀지고 있다.
28일 MBN 보도에 따르면 산불 최초 신고자는 당초 알려진 50대 성묘객 A씨가 아닌 그의 딸이었다.
이달 22일 오전 11시 24분, A씨의 딸은 경북 의성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하자 119에 신고했으나, 위치를 묻는 질문에 "모르겠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소방당국이 현장 상황을 문의하자 "할아버지 산소가 타고 있다"는 막연한 정보만 전달했다.
약 1분 후 A씨가 전화를 받아 정확한 주소를 알렸다. A씨는 "묘지를 정리하다 불을 냈다"고 시인했으며, 나뭇가지 등 쓰레기를 소각하던 중 실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을 이장은 산에서 도주하려던 A씨를 붙잡아 차량번호를 확보하는 등 증거 확보에 나섰다.
경북 의성군 특별사법경찰은 A씨를 산림보호법상 실화 혐의로 31일 입건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번 산불은 태풍급 강풍을 타고 안동·청송·영양·영덕까지 확산돼 사망 24명, 부상 25명의 인명피해와 4만5157㏊의 산림피해를 입혔다.
검찰은 이번 산불이 5개 시·군에 걸쳐 발생한 점을 고려해 경찰에 총괄 수사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과거 대형 산불 사례에 비춰볼 때 압수수색, 포렌식, 출국금지 등 절차를 거쳐 구속 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