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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경북 안동시 운흥동에 차려진 안동 산불 재난 희생자 시민분향소에서 한 방문객이 헌화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29일 오전 경북 안동시 운흥동 옛 안동역사. 건물 앞에 ‘안동 산불 재난 희생자 시민분향소’가 차려졌다. 최근 경북 북부지역을 휩쓸고 간 ‘괴물 산불’에 희생된 안동 지역 사망자 4명을 합동으로 추모하는 공간이다.

전날 분향소가 차려진 이후 시민들도 속속 찾아와 산불에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고 있었다.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시민들은 흰 장갑을 끼고 분향을 한 뒤 국화를 영정 앞에 바쳤다. 분향소에 나란히 세워진 4기의 영정을 바라보며 한참을 묵묵히 서 있는 시민도 눈에 띄었다.



산불 피해 시·군서 분향소 운영

이날 직원 4명과 함께 분향소를 찾은 안동경찰서 역전지구대 박효근 대장은 “이번 산불로 안동경찰서 동료 경찰관들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며 “화마에 집을 잃고 이재민이 된 분들도 많은데 어서 복구가 이뤄져 산불 피해가 회복되길 바라는 마음에 분향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산불 소식에 마음 졸였던 곽수연(36·대구시 달성군)씨는 “친정이 안동에 있는데 가족들이 산불 때문에 대피 생활을 하고 있다”며 “대구에서 안동으로 이동하는 길에 산과 들녘 곳곳이 불에 탄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29일 경북 안동시 운흥동에 차려진 안동 산불 재난 희생자 시민분향소에서 안동경찰서 역전지구대 대원들이 묵념을 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안동시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분향소를 한동안 운영할 예정이다. 추모를 원하는 시민들은 누구나 분향소를 찾아 분향과 헌화를 할 수 있다.

안동뿐 아니라 의성·영양·청송 등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북부지역 시·군에도 합동분향소가 운영되고 있다. 의성 청소년문화의집 다목적 강당, 청송 보건의료원 주차장, 영양군청 앞마당 등이다. 영덕의 경우 아직까지 설치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다.



잔불 정리 중 되살아나는 불씨

경북 북부지역을 휩쓴 초대형 산불은 지난 28일 오후 5시를 기해 모든 주불이 진화 완료됐지만, 29일 오전까지 계속해서 잔불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불이 꺼진 뒤에도 낙엽 아래 숨어있던 불씨가 커져 다시 불이 붙는 경우다.

경북도 관계자는 “현재 주불 진화 후 잔불 정리를 하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부분적으로 연기가 발생하고 크고작은 잔불이 관찰되고 있다”며 “주불 진화 후 잔불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이며 ‘재발화’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경북도와 산림당국은 잔불 정리가 이뤄지고 있는 지역에 헬기 30대를 투입해 산불이 재발화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29일 경북 안동시 남후면 고하리 부근에서 산불이 재발화해 헬기가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불 진화가 완료되면서 통신과 전기, 수도 등에 대한 복구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6개 시·군 31개 지역에서 통신 장애가 일어나고 있는데 KT 긴급복구반 195명을 투입해 복구를 하고 있다. 무선 중계기 피해는 80%, 유선(전화·인터넷) 피해는 99%의 복구율을 보이고 있다.

초고압 송전선로도 총 7개 구간에 산불 피해가 났다. 복구율은 77%를 보이고 있다. 상·하수도 역시 5개 시·군 43개 시설에서 피해가 발생했는데 40곳은 복구가 완료됐고 청송 2곳과 영덕 1곳에서 복구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복구율은 93%다.



주불 꺼지며 피해 복구도 속도

주택 등 시설물과 문화유산, 농작물 등 농축수산업 관련 피해도 집계가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주택 3285곳, 사찰 5곳, 고택 12곳이 산불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고 농작물 482㏊, 시설하우스 281동, 축사 43동, 농기계 746대, 어선 16척, 양식장 6곳 등 농축수산업 피해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산불로 통제된 고속도로 일부 구간도 여전히 양방향 통제 중이다. 당진영덕고속도로 북의성나들목에서 영덕나들목 68㎞ 구간, 중앙고속도로 서안동나들목에서 남안동나들목까지 18㎞ 구간이 통제돼 인근 국도나 지방도로 우회해야 한다. 통제 해제 시기는 미정이다.

지난 27일 오후 경북 안동시 임하면 한 사과밭에 산불이 붙어 피해가 난 모습. 사과나무 밑동이 까맣게 그을려 있다. 김정석 기자

산불로 대피했던 경북 주민 3만4746명 중 4777명은 아직까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안동이 2196명으로 가장 많고 청송 1212명, 영덕 715명, 의성 465명, 영양 189명 순이다. 경북도는 이재민들을 위한 의료 지원과 심리상담 등을 시행하고 있다.

한편 경북 지역 산불에 따른 사망자가 2명 추가되면서 총 26명으로 늘어났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28일 오후 의성군 단촌면 한 주택에서 8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가 발견됐다. 같은날 오후 영양군 석보면 화매리 주민인 60대 남성도 병원에서 지난 25일부터 치료를 받아오다 결국 숨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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