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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특구)에 있는 연구기관과 공기업 등이 시민 곁으로 바짝 다가선다. 매주 토·일요일에 시민에 개방하기 때문이다. 이들 연구기관은 각종 과학기술 개발 등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군 숨은주역이란 평가를 받는다.

미국 존슨 대통령(사진 오른쪽)과 박정희 대통령.


한강의 기적 일군 대덕특구 개방
29일 대전시에 따르면 올해 대덕특구에 있는 정부 출연연구원과 민간 연구원, 공공 기관 등 11개 기관이 주말에 개방한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한국표준과학연구원·한국항공우주연구원·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전자통신연구원·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한국조폐공사·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테크노돔) 등이다. 대덕특구 연구기관 주말 개방 프로그램은 2023년 대덕특구 조성 50주년을 기념해 시작됐다. 첫해는 5개 기관이 참여했고 지난해 8곳, 올해는 11곳으로 늘었다.

올해는 그동안 보안 등 이유로 공개가 어려웠던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한국조폐공사가 참여한다. 대덕특구 내 민간연구소인 한국테크노돔도 지난해에 이어 공개된다. 이곳은 디자인과 첨단 기술로 눈길을 끌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있는 뉴턴의 사과나무. 사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들 기관은 4월 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연)을 시작으로 11월 대전시민천문대까지 매월 1~2개 연구기관이 차례대로 개방한다. 시민은 국가 핵심 연구기관 주요 성과와 연구 현장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다. 현직 연구원이 직접 안내하는 연구실 투어(랩투어)와 과학 체험, 강연 등이 있다.
미국 존슨 대통령이 박정희 대통령에게 선물한 표준 분동(도량형 표준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 전시돼 있다. [사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미동맹으로 탄생한 표준연
이 가운데 표준연이 눈길을 끈다. 표준연은 도량형부터 첨단기술까지 표준(Standard)을 정하는 기관이다. 표준연은 1978년 대덕특구에 가장 먼저 둥지를 튼 정부 출연기관이다. 표준연은 또 한·미동맹과 관련이 있다. 1966년 한국을 찾은 존슨 미국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에게 “산업발전을 위해 국가 표준 수립이 중요하다”며 도량형 표준기(표준 분동)를 선물했다. 이는 길이·질량·부피의 척도가 되는 기구다. 이 기구는 현재 표준연 2층에 전시돼 있다. 표준연은 또 미국이 준 500만 달러를 기반으로 설립됐다.

한국조폐공사 전경. 뉴스1
표준연은 뉴턴의 사과나무, 연못, 겹벚꽃 등 자연경관도 함께 공개한다. 뉴턴의 사과나무는 표준연 설립 당시 산파 역할을 했던 미연방표준국에서 한미과학기술협력 상징으로 1977년 기증했다. 당시 미연방표준국에 자라고 있던 사과나무 가지를 잘라서 접목해 키운 세 그루였다. 원래 뉴턴이 살던 영국 울즈소프의 집 정원에 있던 사과나무는 1650년 심은 것으로 열려져 있다. 1816년 폭풍으로 쓰러져 가지가 상했지만, 줄기 등은 여전히 자라고 있다. 표준연에 기증한 나무는 뉴턴이 살던 집에 있는 나무의 4대손쯤 되는 후계목(後繼木)이다. 사과가 열리지만 식감은 퍼석퍼석하고 맛은 없다고 한다. 표준연 관계자는 "뉴턴의 사과나무는 맛은 없지만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나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전자통신연구원은 대한민국 전화기와 반도체 기술 개발의 핵심 기관이다. 전자통신연구원은 1986년 전화와 전화를 바로 연결해주는 전전자(TDX) 교환기를 개발했다. 컴퓨터가 제어하며 디지털 방식으로 스위칭하는 대용량(10만 가입자, 6만 중계선) 교환기다. 이 덕분에 만성적인 전화적체 문제를 해결했다. 1989년에는 DRAM 메모리 반도체도 개발했다. 이와 함께 한국조폐공사에는 화폐박물관 등 볼거리가 있다. 항공우주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가볼 만하다.
시민들이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찾아 관계자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대전시


예약제로 4월부터 11월까지 운영
이들 기관 탐방은 예약제로 운영되며, 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대전사이언스투어 홈페이지(dst.daejeon.go.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시는 연구기관 종사자 불편을 줄이기 위해 수용인원을 1회 80~100명으로 제한한다. 1인당 보상한도액 1억 원의 책임보험도 가입한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대덕특구 연구기관 주말 개방 프로그램 누적 참여 인원은 1만9655명이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과학을 이해하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라며 “연구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대덕특구가 국민에게 더욱 사랑받는 세계적 과학 클러스터로 자리 잡도록 하고, 과학수도 대전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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