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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 앵커 ▶

미얀마에서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건물이 붕괴되면서 천 명 가까이 부상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는데요.

미얀마의 중심지이자 남부 항구도시인 양곤에 저희 취재기자가 나가 있습니다.

유룡 기자! 유 기자도 지진 났을 때 그 상황을 직접 경험한 거죠?

◀ 기자 ▶

네 저는 지금 미얀마의 양곤에 있습니다.

어제 규모 7.7의 강진으로 이곳 마얀마인들은 큰 충격에 빠졌는데요,

하루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트라우마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진이 발생한 어제 저는 마침 진앙지인 만달레이 답사를 마치고 6백여 km 떨어진 양곤으로 돌아왔었습니다.

그리고 낮 12시 반이 넘어 길거리에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요,

도로가 좌우로 흔들흔들하는 이상한 기분이 느껴져 가게 천막을 올려다봤었습니다.

그 순간 음식점 주인이 영어로 'earthquake'을 외치면서 밖으로 뛰쳐나갔고, 저도 허겁지겁 건물 밖으로 대피했습니다.

콘크리트 도로가 마치 물렁물렁한 진흙처럼 꿈틀댔다는 것이 당시의 느낌입니다.

주변의 미얀마인들은 하나같이 건물 밖으로 달려 나와 머리를 움켜쥐고, 불안한 얼굴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어찌할 바를 몰라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대형 호텔에서도 투숙객을 모두 로비로 대피시키는 비상조치가 이뤄졌습니다.

건물 1층에서 대기하다가 약 1시간이 지나 여진이 없는 것이 확인된 뒤에서야 객실 진입이 허용됐습니다.

지진이 발생한 곳은 일찍이 11세기에 왕국이 형성됐던 미얀마 중부 사가잉 지역인데요,

우리가 흔히 만달레이라고 부르는 곳과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만달레이 지역은 1800년대 후반 영국에 점령당할 때까지 아마라푸라, 잉와 등 여러 왕조가 이어진 미얀마의 과거 수도입니다.

높이 4미터 불상에 신도들이 온통 금박을 입혀 금이 10톤이 넘는다는 마하무니 사원을 비롯해 만달레이 왕궁 등 유적이 가득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부처를 모시며 수시로 축제를 열곤 했었는데 안타깝게도 이번 강도 7.7의 지진으로 피해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지진 전날 밤까지 머물던 만달레이의 지인들에게 연락을 해봤는데요,

현재까지도 연락이 닿지 않아 통신 두절 또는 여타 피해를 입지 않았을까,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미얀마는 지진과의 악연이 끊이지 않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천년 고도인 바간에서 지난 2016년 규모 6.8의 큰 지진이 발생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하늘로 높이 솟은 불탑 4천여 개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피해를 입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만달레이와 바간은 불과 178km밖에 떨어지지 않아 불행이 다시 재연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큽니다.

미얀마에는 사가잉 단층이라는 단층대가 남북으로 길게 뻗어있어 지진의 영향에서 앞으로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얀마 양곤에서 MBC뉴스 유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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