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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한 채가 118억 원에 팔렸다. 지난해 6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6·7차 전용면적 245㎡이 115억 원에 팔린 이후 다시 3억 원이 올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또 압구정·한남동 등에서 50억 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등으로 전세를 안고 사는 갭 투자가 막힌 가운데 투자와 실거주를 겨냥한 자산가들의 ‘그들만의 리그’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120억 원에 매물로 나왔던 압구정동 현대 1·2차 아파트 한강 변 11동 전용 198㎡가 약 118억 원에 거래됐다. 같은 아파트 전용 198㎡가 이달 5일 94억 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한 뒤 두 달도 안 돼 24억 원 급등한 것이다. 압구정동 신현대 12차 전용 155㎡도 이달 21일 78억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1월 최고가 대비 6억 5000만 원 오른 가격이다.

초고가 아파트 거래도 증가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7일까지 3개월간 신고된 매매가격 50억 원 이상의 서울 아파트 거래는 120건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3월 신고 기한이 한 달 더 남은 것을 고려하면 150건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0건)보다 약 3배 늘어난 규모다.





토허제·대출규제 '무풍지대'…꼬마빌딩 대신 초고가 아파트 산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용산구 한남동에서 50억 원 이상 고가 아파트 단지들이 속속 거래되며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는 것은 꼬마빌딩 수요가 옮아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방의 현금 부자들이 똘똘한 한 채 투자를 위해 초고가 아파트를 매수하는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아울러 잠실→반포·대치→압구정으로 이어지는 갈아타기 수요가 몰리는 것도 초고가 아파트 인기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과 대출 규제에도 초고가 아파트는 무풍지대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매매 금액 50억 원 이상 서울 아파트 거래는 총 414건으로 전년(170건) 대비 2.4배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100억 원 이상 거래도 6건에서 23건으로 4배 이상 늘었다. 50억 원 이상 고가 아파트 거래는 집값 상승기였던 2021년에 급증한 후 한동안 소강상태를 보였다. 그러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지난해부터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올해 1월부터 이달 27일까지 신고된 서울 50억 원 이상 아파트 거래 중 약 31건(25.8%)은 압구정동에서 나왔다. 이어 영등포구 여의도동(10건), 강남구 대치동(9건), 용산구 한남동(6건) 등이 뒤를 이었다.

압구정동의 경우 이달 8일 ‘신현대12차’ 전용 182㎡가 96억 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가는 지난해 5월 75억 원이다. 한강 조망으로 선호도가 가장 높은 ‘현대1·2차’ 전용 196~198㎡ 매물은 올해 들어서만 90억~94억 원에 8건이나 거래됐다. 지난해 2월 실거래가가 80억 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년 새 10억 이상 가격이 오른 셈이다. A중개업소 대표는 “압구정·한남 일대는 한강변의 대체 불가능한 입지에 매물도 많지 않아 희소성이 높다”며 “강남에서도 자산가들의 관심이 쏠리는 지역인 데다 매수자들의 여유 자금이 많아 대출 규제나 토허구역 규제 등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100억 원 이상 매매 거래는 총 7건으로 집계됐고 이 중 5건이 용산구 한남동에서 이뤄졌다. ‘나인원한남’ 전용 244㎡는 이달 6일 158억 원에 매매 거래됐으며 ‘한남더힐’ 전용 243㎡는 이달 14일 175억 원에 계약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초고가 아파트, 자산가치 상승 측면서 유리”



전문가들은 경기 불황과 소비 방식 변화로 강남에서조차 상가 공실률이 높아짐에 따라 꼬마빌딩 투자 수요가 초고가 아파트 가격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강남대로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0.3%를 기록했다. 1분기 8.11%, 2분기 9.54%에 이어 3분기 연속 상승했다. 같은 시기 집합 상가 공실률도 9.01%에 달해 서울 내에서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프롭테크 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올해 1월 상가·사무실 거래량이 전월 대비 43.7% 감소했고 상업·업무용 빌딩도 24.4% 줄었다. 거래금액 기준으로도 상업·업무용빌딩과 상가·사무실은 반토막 났으나 유일하게 아파트만 1.4% 상승했다.

장소희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부동산팀 수석은 “상가 등 근린생활시설 공실 위험이 커지고 있는 반면 초고가 아파트를 매수하면 자산가치 상승 측면에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또 다주택자 규제에 ‘똘똘한 한 채’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재건축을 앞두고 사업이 빠르게 진행 중인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2구역)는 사업시행계획 수립 단계에 진입해 6월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3구역은 지난해 12월 조합설립인가를 마쳐 올해 안에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압구정동 B중개업소 대표는 “지방의 현금 부자들이 지방 소멸 걱정으로 강남 아파트를 최후 보루라고 여긴다”며 “고속도로가 뚫리며 보상받은 땅값에 지방 주택 매도 금액 등을 끌어모아 압구정동 아파트 거래 시장에 뛰어든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압구정2·3구역 모두 지난해 4월부터 조합원 양도가 가능해지면서 투자세가 더욱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값 양극화로 인해 거주지보다 가격이 더 높은 지역으로의 이동 수요가 많은 점도 고가 아파트 거래를 부추긴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감과 토허구역 해제로 거래가 활발해지자 주공5단지 등 잠실 재건축 단지를 매도하고 압구정 재건축 단지로 이동한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신축보다 재건축 추진 단지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덜 오른데다 공사비 민감도가 낮아진 것도 지방 등 외지인들의 압구정 일대 매수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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