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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벨린 크리스티 아태 총괄
"불황일수록 작품의 질이 더 중요해"
명품 수요 꾸준... 아시아가 매출 30%
"한국 시장 잠재력...세계적 작품 발굴"
프랜시스 벨린 크리스티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이 28일 홍콩 센트럴에 위치한 더 헨더슨 빌딩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홍콩=손효숙 기자


"진정한 미술 컬렉터(수집가)들은 경제적 위기에 상관없이 작품을 삽니다. 오히려 경기 침체기에 희귀 작품을 찾아요. 불황을 뚫는 건 최고의 작품이라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세계 3대 미술품 경매사 중 한 곳인 크리스티의 프랜시스 벨린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이 미술시장 불황에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를 28일 크리스티 아태 지역 본사가 있는 홍콩 센트럴의 '더 헨더슨' 빌딩에서 만났다.

벨린 사장은 "세계 경제의 불확성이 커지면서 지난해 판매 실적의 숫자가 다소 줄어든 건 사실"이라면서도 "경기 침체로 미술품에 대한 수요가 낮아진 것이 아니라 작품을 제공할 수 있는 공급 여력이 부족한 것이 더 큰 이유"라고 말했다. 불황에도 최고의 작품과 희귀작을 찾으려는 수집가들의 수요는 높지만, 정작 작품을 내놓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 최근 크리스티의 공개 경매 실적은 다소 위축됐지만, 소수의 수집가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라이빗 판매는 오히려 증가세다. 지난해 프라이빗 판매 매출은 전년 대비 41% 급증한 15억 달러(약 2조2,000억 원)를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미국 작가 장 미셸 바스키아의 '토요일 밤(Sabado por la Noche)'. 크리스티 제공


벨린 사장은 이날 진행 예정인 크리스티 홍콩의 '20·21세기 미술품 이브닝' 경매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매에는 추정가 최고 235억 원 상당의 장 미셸 바스키아의 걸작 'Sabado por la Noche(Saturday Night·토요일 밤)' 등이 나온다. 그는 "미술 경매라는 장기 레이스에서 여지 없이 훌륭한 작품을 알아보고, 고객을 찾아내는 일이 우리의 일"이라며 "이번 경매에서도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들이 출품되기 때문에 최고가 경신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는 침체 없어...한국 시장 저력 상당"

2023년 홍콩 컨벤션센터(HKCEC)에서 열린 20&21세기 이브닝 경매장에서 프랜시스 벨린(첫 줄 오른쪽 세 번째) 크리스티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 사장이 전화 응찰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벨린 사장은 아시아 미술시장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전 세계 불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크리스티 아시아권 경매 낙찰률은 90%를 유지하고 있다. 신규 컬렉터 유입도 성장세다. 그는 "크리스티 글로벌 매출의 30%가 아시아 지역에서 나온다"며 "45세 미만 젊은 컬렉터들이 신규 구매자로 들어오는 상황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크리스티의 아시아·태평양 본사를 홍콩 센트럴에 위치한 '더 헨더슨' 빌딩으로 이전한 것도 침체 없는 아시아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그는 "컨벤션센터를 빌려 일 년에 두 차례 진행하던 경매를 이제 상시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새로 이전한 본사에서 진행하는 전시, 미술 행사 등에 방문한 컬렉터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했다.

벨린 사장은 한국 미술시장에 대한 애정도 숨기지 않았다. 그는 2019년 크리스티 홍콩 하반기 경매에서 김환기(1913~1974)의 '우주'(Universe 05-IV-71 #200)를 132억 원에 판매해 한국 미술품 사상 최고가액 기록을 세웠다. "한국 미술계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하려고 해요. 최고의 전문가들이 전 세계에 소개할 만한 훌륭한 한국 작품과 작가를 발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어요. 밝힐 순 없지만 저 또한 한국 작가의 훌륭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답니다.(웃음)"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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