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서 로켓 날아오자 헤즈볼라에 보복…최소 5명 사망
네타냐후 "레바논 어디든 공격"…헤즈볼라 "침공 구실"
네타냐후 "레바논 어디든 공격"…헤즈볼라 "침공 구실"
이스라엘, 헤즈볼라 근거지 공습
(베이루트 EPA=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공습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 외곽 다히예 지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5.3.29 [email protected]
(베이루트 EPA=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공습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 외곽 다히예 지역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5.3.29 [email protected]
(이스탄불·파리=연합뉴스) 김동호 송진원 특파원 = 이스라엘이 작년 11월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휴전한 후 처음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습했다고 레바논 국영 NNA 통신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 지역에 강도 높은 전투기 공습과 포 사격을 가해 크파르테브니트, 요모르 등 마을에서 최소 5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이스라엘군은 낮에는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베이루트 남쪽 교외 다히예 지역의 알하다스 마을 등을 폭격했다.
이스라엘군의 사전 공습경보를 발령하자 레바논 당국이 표적으로 지목된 건물 주변에 일제히 대피령을 내리며 혼란이 빚어졌다. 베이루트 지역 사상자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스라엘군은 베이루트 내 헤즈볼라 127항공부대의 무인기(드론) 보관 시설,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지휘소와 로켓 발사대 등을 표적으로 수시간 동안 공습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이날 새벽 레바논 영토에서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로켓 2기가 날아왔다는 발표가 나온 직후에 이뤄졌다.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휴전) 합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했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레바논 폭격
(베이루트 AF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남쪽 외곽 다히예 지역의 한 건물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무너졌다. 다히예는 헤즈볼라의 근거지다. 2025.3.28 [email protected]
(베이루트 AF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남쪽 외곽 다히예 지역의 한 건물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무너졌다. 다히예는 헤즈볼라의 근거지다. 2025.3.28 [email protected]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에서 "이제 방정식이 바뀌었다"며 "우리 영토에 대한 공격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가랑비조차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휴전을 강력하게 이행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어떤 위협에도 대응해 레바논의 어느 곳이든 공격하겠다"고 강조했다.
헤즈볼라는 텔레그램을 통해 "휴전 합의를 전적으로 준수하고 있고 오늘 발사된 로켓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이스라엘이 레바논 침공을 계속하려고 구실을 꾸며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는 "학교가 있는 민간 거주지역을 표적으로 삼은 위험한 분쟁 확대 행위"라고 규탄하며 "이스라엘은 휴전 합의 위반을 멈추고 점령지역에서 완전히 철수하라"고 촉구했다고 총리실이 엑스(X·옛 트위터)로 전했다.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파리를 방문 중인 조제프 아운 레바논 대통령도 엑스에서 "이스라엘의 다히예 공습은 프랑스와 미국이 중재한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베이루트 상공 정찰비행하는 이스라엘군 드론
(베이루트 A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 외곽 다히예 지역 하늘에 이스라엘군 드론이 비행 중이다. 2025.3.29 [email protected]
(베이루트 AP=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쪽 외곽 다히예 지역 하늘에 이스라엘군 드론이 비행 중이다. 2025.3.29 [email protected]
마크롱 대통령은 아운 대통령과 회동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은 휴전 협정 위반으로 용납할 수 없다"며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의 군사 활동이나 공격이 있었다는 정보를 받지 못한 만큼 공습에 정당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레바논과 이스라엘이 동의한 휴전 협정 틀은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며 조만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네타냐후 총리와 각각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튿날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를 표적으로 공습하며 전선을 넓혔다.
이스라엘은 작년 9월 레바논 남부로 18년 만에 지상군을 투입, 군사작전 강도를 높였다가 같은 해 11월 전격 휴전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병력을 철수한다는 합의를 놓고 양측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의 '전략적 거점' 5곳에 전초기지를 유지하겠다고 버티며 헤즈볼라를 겨눠 산발적 공습을 계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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