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박현우 기장 빈소 추모 '발길'…29일 오전 발인식


순직한 박현우 기장 빈소
[촬영 황정환]


(김포=연합뉴스) 황정환 기자 = "둘 다 첫사랑이에요. 사고 전날까지도 서로 전화로 사랑한다고 얘기했어요."

28일 오후 경기도 김포시 뉴고려병원 장례식장.

경북 의성 산불을 진화하다가 헬기 추락으로 희생된 박현우(73) 기장의 빈소에서 그의 아내 장광자(71)씨는 남편과 생전 마지막 통화 기록을 보여주다가 비통함에 말을 잇지 못했다.

장씨는 사고 전날인 지난 25일 오후 7시30분께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매일 연락이 오던 남편에게 전화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불 진화 작업이 길어져 잠깐만 통화한 박 기장은 이날 오후 9시께 아내에게 다시 연락해 평소처럼 안부를 묻고 '사랑해요. 여보'라고 한 뒤 전화를 끊었다.

결혼한 지 45년이 넘었으나 매일 사랑한다고 얘기할 정도로 이들은 애틋했다.

장씨는 "이 통화가 마지막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지난 11일 휴가 때 마지막으로 보고 다음 달에 보기로 했는데 이제는 지킬 수 없는 약속이 됐다"고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박현우 기장이 아내 생일에 보낸 문자
[촬영 황정환]


40년 비행 경력의 베테랑인 박 기장은 육군항공대 소속 헬리콥터 기장으로 오랜 기간 복무하다가 전역 후 임차업체에 재취업했다.

석유 시추와 방재 작업, 산불 진화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한 그는 비행 업무에 책임감이 강했고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가족을 챙겼다. 아내의 생일인 지난 19일에는 장문의 축하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그의 빈소에는 근조화환이 줄지어 있었고 박 기장의 부인과 자녀 등 유족은 황망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영전에는 박 기장의 손자 최루빈(11)군이 직접 쓴 편지도 놓여있었다.

미국에 사는 최군은 "제 할아버지여서 고맙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너무 슬프지만, 천국에서 저를 항상 지켜봐 주세요. 할아버지 사랑해요."라고 영문으로 적었다.

박현우 기장의 손자가 쓴 영문 편지
[촬영 황정환]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조문객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김성민(57) 김포수정교회 목사는 "김포에 계실 때는 모든 예배에 참석할 정도로 신앙심이 깊었다"며 "비행 업무에도 책임감이 강했지만, 교회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기둥 같은 분"이라고 말했다.

박 기장의 발인식은 29일 오전 11시 30분 뉴고려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다.

경북 의성군청소년문화의집 다목적 강당에 마련된 그의 합동 분향소는 오는 29일 오후 9까지 운영한다.

박 기장은 지난 26일 낮 12시 45분께 경북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한 야산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다가 헬기가 추락해 숨졌다.

박현우 기장 분향소 찾은 시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email protected]

연합뉴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7418 탄핵 인용·기각·각하 경우의 수는? 랭크뉴스 2025.04.01
47417 경찰, 4일 최고 비상령 ‘갑호비상’ 발동…헌재·대통령 관저 주변 학교 임시휴업 랭크뉴스 2025.04.01
47416 도심행진하던 탄핵 찬반 충돌할 뻔…200m 떨어져 철야농성(종합) 랭크뉴스 2025.04.01
47415 美합참의장 후보 "北은 즉각적 안보도전…한미일 안보협력 지지" 랭크뉴스 2025.04.01
47414 "한국이 우리 문화 베꼈다" 中 유명 마술사 망언에…서경덕 "열등감 폭발이냐" 랭크뉴스 2025.04.01
47413 '탄핵 선고' 4일 헌재 일대 차량 통제·광화문 대형 집회... 교통 혼잡 예상 랭크뉴스 2025.04.01
47412 與 "기각" 강조하며 "승복" 주장…"5대3 데드락 풀렸나" 불안감도 랭크뉴스 2025.04.01
47411 [속보] 美합참의장 후보 "北 장거리 미사일·핵 즉각적 안보 도전 야기" 랭크뉴스 2025.04.01
47410 숙의는 끝났다…쟁점 중 하나라도 ‘중대한 위헌’ 인정 땐 파면 랭크뉴스 2025.04.01
47409 등산 갈 때마다 봤던 '이 나무' 알고보니 비만치료제?…"식욕 억제 효능" 랭크뉴스 2025.04.01
47408 동서·브이티 등 7개 종목, 2일 하루 동안 공매도 금지 랭크뉴스 2025.04.01
47407 선고 직전 시계를 본다‥노무현·박근혜 때는 20분 만에 랭크뉴스 2025.04.01
47406 산불에 할머니 업고 뛴 외국인, 법무부 “장기거주 자격 검토” 랭크뉴스 2025.04.01
47405 계엄군, 케이블타이로 민간인 묶으려 했다…‘윤석열 거짓말’ 증거 랭크뉴스 2025.04.01
47404 윤석열 탄핵 인용되면 조기대선 언제?…‘6월3일’ 유력 랭크뉴스 2025.04.01
47403 주한미군 “한국 계엄령 안 따라”···개인 SNS 글에 “거짓” 일일이 지적 랭크뉴스 2025.04.01
47402 전국 40개 의대생 96.9% 복귀 완료…인제의대 370명은 ‘제적 예정’ 랭크뉴스 2025.04.01
47401 '탄핵 선고' 4일 헌재 앞·광화문 대규모 집회… 교통혼잡 예상 랭크뉴스 2025.04.01
47400 계엄 122일 만에…윤석열, 4일 ‘운명의 선고’ 랭크뉴스 2025.04.01
47399 선고 절차는?…과거엔 20여 분 만에 결론 랭크뉴스 2025.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