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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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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지역을 휩쓴 산불의 최초 발화 지점인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의 한 묘소 인근에 27일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의성 = 연합뉴스


최근 영남권을 휩쓴 대형 산불 사태가 막대한 피해를 남기면서 원인으로 추정되는 실화를 일으킨 가해자들이 법적으로 어떻게 책임을 지게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21일 경남 산청에서 시작된 산불은 잡초 제거 중 예초기에서 튄 불씨, 경북 의성의 경우 22일 성묘객의 실화(실수로 일으킨 화재)가 각각 원인으로 지목됐다.

28일 정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이번 산불 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 28명, 중상 9명, 경상 28명 등 65명이다. 산림 피해 면적은 4만 8150㏊(481.5㎢) 규모로 서울 전체 면적 605.2㎢의 79.5%에 달한다. 기존 최대 피해 면적이었던 2000년 동해안 산불의 2만 3794㏊를 뛰어넘는 역대 최악의 피해 규모다. 산불 확산에 따라 집을 떠났다가 귀가하지 못한 이재민은 2407가구·8078명이다.



실수로 산불 내면 ‘3년 이하 징역’이지만…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확산되며 피해가 이어진 27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문등산 일대가 검게 변해 있다. 영덕=조태형 기자


실화가 원인으로 지목된 이번 영남권 산불 사태에 적용될 수 있는 현행 산림보호법 제53조 5항은 과실로 산림을 태워 공공을 위험에 빠뜨린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지난해 12월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2026년 2월 시행 예정인 산림재난방지법 역시 실화에 대한 처벌은 동일하다. 그러나 이번 산불 사태처럼 피해 규모가 막대하더라도 실제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산림청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3월까지 5년 간 산불 가해자 817명 중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을 선고 받은 사람은 43명(5.26%), 벌금형은 162명(19.8%)에 불과하다. 징역형이더라도 초범이라는 이유로 유죄를 인정하되 일정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집행유예 선고가 이어지고 있다. 2022년 4월 강원 양구군에서 낙엽을 태우다가 산림 720㏊를 태운 산불을 일으킨 50대 남성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고, 2017년 3월 강원 강릉시 옥계면의 산불을 낸 주민 2명은 각각 징역 6개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그러나 형사 소송 전문 안준형 변호사는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얼마 전에 초대형 산불이 발생했던 미국 캘리포니아주 같은 경우에도 고의적인 방화는 최대 6년이고 실화 같은 경우에는 최대 징역 3년 이하로 처하게 돼 있다”며 “우리나라만 유독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있다는 건 좀 과장”이라고 반박했다.

28일 오후 5시 경북 산불 진화에 따라 경북 의성군 특별사법경찰은 경북 산불 실화를 일으킨 50대 남성을 31일 입건해 조사하기로 했다. 특별사법경찰의 수사를 지휘하는 검찰은 인명·문화재 피해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이 남성에 산림보호법 외에 형법과 문화재보호법 적용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기 때문에 처벌이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

형사 처벌과 별도로 민법 제750조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 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규정에 따라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도 지게 될 전망이다.

이번 영남권 산불 사태는 불에 탄 산림, 농지, 주택, 상가 등 재산 상 피해 뿐만 아니라 사망자·부상자의 인명 피해, 이재민의 정신적 피해에 따른 위자료 등이 배상 범위로 예상된다. 진화 작업에 동원된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소방 인력·장비 운용 비용과 기타 공공 자원의 투입 비용도 실화를 일으킨 가해자에게 청구될 수 있다. 이번 산불로 전소된 의성 고운사 소재 연수전, 가운루 등 국가 지정 보물이 문화재 보험에 가입돼 있다면 보험사가 실화자를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할 수도 있다. 관계 당국은 산불이 완전히 진화된 후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파악할 예정이지만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예상 피해 금액은 수천억 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세금으로 부담”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확산되며 피해가 이어진 28일 경북 안동시 남후농공단지 내 공장과 집기류들이 산불로 피해를 입어 검게 타 있다. 안동=조태형 기자


다만 가해자의 책임이 피해 금액의 100%로 인정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번 영남권 산불 사태가 실화로 시작됐더라도 경사진 지형에서 건조한 대기, 강한 바람과 같은 기상 요인에 의해 확산됐기 때문이다.

2019년 4월 4일 강원 고성군·속초시 산불 사태의 경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강원도·속초시·고성군)이 한국전력공사(한전)을 상대로 37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2024년 12월 2심 판결에서 27억 원의 배상 책임 만을 인정했다. 당시 산불 사태는 한전이 소유‧관리하는 전신주에서 발생한 불꽃에서 시작돼 강원도 고성군과 속초시 일대 1260㏊의 산림이 피해를 입고, 1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2심 재판부는 “정부 측 손해는 강풍 등 자연력과 한전의 전신주 설치상 하자가 합쳐져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것”이라며 한전의 손해배상 책임을 정부가 배상을 요구한 손해의 일부로 제한했다.

이번 산불 사태의 경우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가해자를 상대로 한 정부·지자체를 포함한 공공 기관 및 이재민 등의 손해배상 청구가 예상된다. 또한 이재민에 대해서는 정부가 국비 또는 재난지원금으로 우선 보상을 한 다음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러나 감정평가, 법원 판결로 인정된 손해배상 책임에 비해 실제 가해자의 배상 금액은 줄어들 수 있다. 민법 및 실화 책임에 관한 법률에서는 손해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 아니고 배상으로 인해 배상자의 생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경우 배상액을 경감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해자들이 법원 판결에 따른 배상을 이행하지 못하고 회생 또는 파산 신청을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법무법인 지혁의 손수호 변호사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결국은 국가 그리고 사회의 부담으로 남는다”며 “궁극적으로 다 우리 세금으로 나눠 가지고 부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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