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28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 당 대표 취임 후 처음으로 참석했다.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안보 분야 메시지를 강화하며 중도 지지층 확장에 나선 행보로 풀이된다. 전날까지 경북 지역에 머무르며 산불 피해 상황을 살피던 이 대표는 기념식에 참석한 뒤 다시 경남 산불 피해 현장으로 향했다.

이 대표는 기념식 참석에 앞서 민주당 대전시당에서 현장 최고위원회를 열고 “북한의 기습 공격과 도발에 맞서서 서해 바다를 수호한 영웅들을 기억한다”며 “제2연평해전부터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전까지,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위해 목숨을 바쳐 산화한 55인의 용사들과 모든 장병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다. 가슴 깊이 경의와 추모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표는 최근 논란이 되는 중국의 서해 불법 구조물 문제를 공개 비판했다. 이 대표는 “장병들의 피땀으로 지켜낸 서해는 중국의 불법 구조물 설치로 여전히 수난 중”이라며 “민주당은 모든 영토주권 침해 행위를 단호히 반대하고, 우리의 서해 바다를 더욱 공고하게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권에서 제기하고 있는 ‘친중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도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일부 유족은 기념식 뒤 이동하는 이 대표를 향해 항의하다 경호원들에게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국가가 결정한 것에 대해 그 누구도 의심한 사람이 없다”며 “민주당과 이 대표 또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서해 수호의 날 기념사를 통해 “지구상에서 가장 퇴행적인 북한 정권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강력한 전투 역량과 확고한 대비 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적이고 압도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념식에는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등 정치권 주요 인사들이 두루 참석했다.

국민일보

김판 기자([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