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신속 추경 필요” 野 “예산 충분”
한덕수(왼쪽) 대통령 권한대행이 28일 경북 안동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를 방문해 산불 피해 수습 및 지원대책에 대한 현장 점검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한 권한대행 오른쪽은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영남 지역을 휩쓴 산불 피해가 계속되자 여·야·정의 지도부가 모두 피해 현장을 찾았지만 피해 수습을 위한 한목소리를 내지는 못했다. 정부와 여당은 산불 피해를 극복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을 신속히 검토하기로 했다.
한 권한대행은 28일 경북 안동 문화예술의전당 인근에 마련된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를 찾아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한 권한대행은 “산림, 소방, 군, 지자체 관계자분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한다”며 “진화가 완료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재민 대피소인 안동 실내체육관을 방문해 이재민들을 위로했다.
한 권한대행의 현장 점검에는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도 함께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동행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산불 관련 추경 편성을 요청했다. 최 부총리는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신속히 검토해 국민께 상세한 내용을 말씀드리겠다”고 화답했다고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여당은 추경 편성을 통해 2조원 이상의 예비비 복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여당과 머리를 맞댄 것과 달리 한 권한대행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제안한 회동을 사실상 거절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한 권한대행을 향해 “나라가 국난에 처해 있다”며 공개적으로 회동을 제안했지만, 총리실은 답을 하지 않았다. 총리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재난 위기 상황이다 보니 회동할 겨를이 없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산불 진화와 피해 복구”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경남 산청군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서 이재민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사흘째 산불 피해 현장을 지켰다. 경북 안동, 의성, 청송, 영양 등에 이어 이날은 경남 산청을 방문했다.
여야는 산불 사태 수습에 필요한 예비비 복원을 놓고 신경전까지 벌였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대전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은 마치 예산이 삭감돼 산불 대책을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는 것처럼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현재 산불 대책에 사용할 국가 예비비는 총 4조8700억원이 이미 있다”고 주장했다. 추경을 통해 민주당이 올해 예산안 처리 과정 중 삭감한 예비비를 복구하자는 국민의힘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이에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의 일방적 감액과 고교무상교육 등 사업 소요경비로 지출되는 금액을 제외하면 실제 즉각 사용 가능한 예비비는 약 4000억원 수준”이라며 “이 대표와 민주당이 예비비 삭감 폭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엉터리 숫자놀음으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