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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무혐의 아닌 기소유예 처분
“정당한 취재를 범죄 활동으로 낙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저에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이사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11월8일 차량을 이용해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가짜 출근’ 정황 등을 포착하고 취재하던 한겨레 기자의 건조물 침입 혐의에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것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이 “명백한 언론탄압”이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는 28일 ‘검찰은 입틀막 언론탄압 미몽에서 즉각 깨어나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어 “언론인의 정당한 취재 활동에 과도한 법적 잣대를 들이대며 언론 자유를 위축시키는 것 역시 명백한 언론탄압이다. 윤 대통령의 ‘가짜 출근' 의혹을 보도한 한겨레 기자에 대한 수사기관의 행태는 그 대표적 사례”라고 꼬집었다.

앞서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해 11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 건물 옥상에서 취재하던 한겨레 ㄱ기자를 건조물 침입 혐의로 입건하고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건물 소유주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음에도,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 여경진)는 ㄱ기자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사실상의 평온 상태가 침해됐는지’를 건조물 침입죄의 요건으로 보는 법원 판례에도 어긋난다는 법조계의 비판이 나왔다. 기소유예는 죄는 인정되지만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으로, 검찰 단계에서 유죄 판단을 내렸다는 뜻이다.

언론노조는 “경찰은 취재를 위해 개방된 상가에 들어간 기자에게 건조물침입 혐의를 무리하게 적용해 입건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며 “검찰은 표면적으로는 관대한 듯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으나, 실제로는 정당한 취재 활동을 자의적으로 범죄 행위로 낙인찍은 셈”이라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의 언론탄압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는 것이 언론노조의 시각이다. 언론노조는 “12·3 내란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는 대통령을 지고지상의 통치자로 떠받들며 어떠한 비판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이 정권의 비뚤어진 언론관을 명확히 드러내는 사례”라고 했다. 앞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비상계엄 당일 허석곤 소방청장에게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문화방송(MBC) 등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인 바 있다.

언론노조는 검찰에 “언론 탄압이라는 미몽에서 즉각 깨어나라”고 경고했다. 언론노조는 “지난 3년간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한 검찰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입틀막' 언론탄압의 망령을 다시 불러내고 있다. 마치 주인 잃은 꼭두각시가 제멋대로 춤을 추는 듯한 기괴한 상황”이라며 “언론은 그 어떤 권력으로도 흔들 수 없으며, 흔들려는 모든 시도는 결국 자멸을 초래할 뿐”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언론노조 성명 전문.

[성명] 검찰은 ‘입틀막’ 언론탄압 미몽에서 즉각 깨어나라

언론탄압은 낙하산 사장을 내려보내고 언론사의 지배구조를 흔드는 방식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언론인의 정당한 취재 활동에 과도한 법적 잣대를 들이대며 언론 자유를 위축시키는 것 역시 명백한 언론탄압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가짜 출근' 의혹을 보도한 한겨레 기자에 대한 수사기관의 행태는 그 대표적 사례다.

경찰은 취재를 위해 개방된 상가에 들어간 기자에게 건조물침입 혐의를 무리하게 적용해 입건하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표면적으로는 관대한 듯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으나, 실제로는 정당한 취재 활동을 자의적으로 범죄 행위로 낙인찍은 셈이다.

윤석열 정권의 ‘입틀막’ 언론탄압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으로부터 이어진 언론장악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윤석열 정권은 더욱 노골적이고 옹졸한 방식으로 언론을 압박했다. ‘바이든 날리면’ 보도를 빌미로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을 거부한 것이나,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기자의 정당한 질문을 “대통령에 대한 무례”라며 몰아세운 사건 등이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심지어 12·3 내란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가 있었음이 드러난 것은, 대통령을 지고지상의 통치자로 떠받들며 어떠한 비판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이 정권의 비뚤어진 언론관을 명확히 드러내는 사례다.

윤석열 정권이 지난 3년간 지속한 언론 탄압 행태는 역설적으로 시민들에게 언론 자유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언론인들은 시민과 연대해 12·3 내란을 막아내는 데 앞장섰고, 지금도 내란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현장에서 끊임없이 땀 흘리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내란의 내막만으로도 이들이 왜 언론장악과 탄압에 그토록 혈안이 되었는지 짐작하기에 충분하다.

내란이라는 자책골을 넣은 윤석열 정권의 몰락은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한 검찰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입틀막' 언론탄압의 망령을 다시 불러내고 있다. 마치 주인 잃은 꼭두각시가 제멋대로 춤을 추는 듯한 기괴한 상황이다.

검찰에 엄중히 경고한다. 언론 탄압이라는 미몽에서 즉각 깨어나라. 언론은 그 어떤 권력으로도 흔들 수 없으며, 흔들려는 모든 시도는 결국 자멸을 초래할 뿐이다. 우리 언론노동자들은 지난 3년 동안 윤석열 정권과 그 하수인들이 자행한 언론장악과 탄압 행태를 낱낱이 밝혀내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

2025년 3월 2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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