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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아든 불씨 여전히 영덕 위협
지리산도 야금야금 불길 휩싸여
산림청 공중진화대원들이 27일 새벽 경남 산청군 시천면 지리산 기슭에서 산불을 끄고 있다. 산림청 제공

경북 의성에서 난 불이 동해안까지 번지며 엿새째 경북 북부권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영덕군은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에 번진 불이 또다시 넘어올까 애를 태우며 하루를 버텼다.

27일 오전 경북 영덕군 영덕읍 영덕군민운동장에 설치된 현장지휘소에선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날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에 다시 퍼진 산불이 이날 새벽부터 잦아들었는데, 남은 불씨가 여전히 영덕군 달산면을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불과 이틀 전 주왕산을 넘은 불씨가 순식간에 영덕군 지품면을 지나 영덕읍과 축산면을 휩쓸었다. 불씨가 주왕산의 동쪽, 지품면 아래에 있는 달산면으로 날아든다면 강구면과 남정면, 그 아래 포항시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산림당국은 이날 배정된 헬기 13대와 인력을 주왕산에 집중해 총력전을 펼쳤다. 불에 탄 영덕제2농공단지 대신 현장지휘소가 있는 영덕군민운동장 한가운데가 헬기 착륙장이 됐다. 주민들은 굉음과 바람을 내며 뜨고 내리는 헬기를 한참 바라봤다. 밤새 가라앉은 짙은 연기 때문에 헬기 3대만 먼저 진화 작업에 나섰는데, 사정이 나아진 낮부터 본격 공중 진화가 이뤄졌다.

진화대 마음을 아는지 낮 동안 바람도 산불 확산 방향의 반대편인 서쪽으로 불며 도왔다. 늦은 오후 들어 바람이 다시 동쪽으로 불었지만, 다행히 불씨는 넘어오지 않았다. 김호근 영덕국유림관리소장은 “주왕산 쪽 불씨가 다시 영덕으로 넘어오지 않도록 모든 자원을 집중했다. 정확한 상황은 확인하기 힘들지만, 오전보다는 확실히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영덕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이틀 밤을 보낸 주민들은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 기대 반 걱정 반의 심정으로 이날 아침 일찍부터 짐을 챙겼다. 전날 아침에도 챙겼다가 그날 저녁 풀었던 짐이다. 영덕군 옥계리에 사는 강월석(85)씨는 “어제(26일) 낮에는 괜찮아진다 카더만 또 바람이 요상시러버서 밤에는 마카(많이) 신경을 썼지. 언제 집에 갈랑가 싶어 또 이래 챙기지”라고 했다. 돌아갈 집도, 일터도 잃은 한 주민은 가만히 있어도 흐르는 눈물을 연신 훔쳤다.

경남 산청·하동 산불은 지리산으로 번져 우리나라 1호 국립공원인 지리산국립공원을 위협하고 있으나 험준한 지형으로 진화 작업이 늦어졌다. 27일 저녁 6시 현재 불길은 지리산 주봉인 천왕봉에서 4.5㎞ 앞까지 다가왔다. 하지만 절벽과 계곡 등 지형이 험준한데다 낙엽이 30㎝ 이상 두껍게 쌓여 있어 진화대원이 접근하기 곤란한 상황이다.

산청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는 공중에서 헬기로 물을 부은 뒤 방화선을 설치하고, 다시 헬기로 산불지연제(fire retardant)를 뿌리는 3단계 방식의 진화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안개와 연기가 짙게 깔려 27일 오전 4시간 동안 헬기 5대만 투입할 수 있었고, 산불지연제는 아예 사용하지 못했다.

산청군은 전날 저녁 지리산에 인접한 시천면 중산리와 삼장면 대포·황점·내원·다간 마을 주민 모두를 긴급 대피시켰다. 지리산국립공원에 있는 사찰인 덕산사(옛 내원사)는 국보 233-1호 석조비로자나불좌상을 동의보감촌 한의학박물관으로 이송했다. 김종식 지리산국립공원 경남사무소장은 “험준한 지형 때문에 산불 현장에 사람이 들어갈 수 없고, 연기와 안개까지 짙게 깔려 국립공원 구역 내 정확한 피해 면적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저녁부터 의성 등 경북 북부 일부 지역에 빗방울이 떨어진 것과 관련해 산림청은 산불 주불 진화에 직접적인 요인이 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산불 확산이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위험은 다소 낮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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