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이 지난해 12월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수본에서 12·3 내란사태 수사 상황 관련 첫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장으로서 12·3 내란사태 수사를 지휘한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본부장이 2년 임기를 마치고 28일 후임자 없이 퇴임하면서 수사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찰 안팎에선 국가수사본부장 공석 자체가 일선의 수사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윤석열 대통령 파면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후임자 인선은 ‘친윤 방탄 인사’ 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수본은 우 본부장 퇴임 뒤 당분간 직무대행 체제로 가동된다. 직무대행은 김병찬 수사국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원래 직무대행 차례는 윤승영 전 수사기획조정관이었지만 국회의원 체포조를 운용했다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돼 직위해제 됐다.
경찰의 내란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장의 무게감에 견줘 후임조차 없는 상황에 수사 동력이 꺼질 우려가 이어진다. 최근 대통령경호처에 대한 잇따른 영장 기각으로 수사 의지를 의심받는 검찰에 이어, 경찰 수사까지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총경급 경찰은 “수사는 지휘권자가 누구냐에 따라 잘되기도, 망하기도 한다”며 “입맛에 맞는 사람을 국수본부장 대행 자리에 앉혀서 얼마든지 수사를 더디게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국수본부장 직무대행을 맡을 김 국장을 향해서도 경찰 내부에선 의심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 국장은 2012년 12월 당시 서울경찰청 수사2계장으로 일하면서 ‘국가정보원 정치 개입 사건’ 수사 상황을 국정원에 누설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김 국장은 국정원의 서울청 담당 연락관(IO)과 전화와 문자로 45차례 연락을 주고받은 내용이 공개됐지만, 증거 부족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우 본부장 후임 인선을 윤석열 정부에 내맡기기도 부적절하다. 앞선 경찰 인사에서도 대통령실 근무 이력 등이 있는 이른바 ‘친윤 경찰’이 요직에 배치돼 ‘보은 알박기 인사’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군인권센터는 27일 성명을 내어 “내란 수사가 무너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군인권센터는 “내란 수사를 책임지는 국수본부장 역시 친윤 인사가 꽂히는 것 아닌지 매우 우려스럽다”며 “친윤 인사에 완전히 장악된 현 경찰에 국가수사본부마저 내란 세력의 손아귀에 들어간다면, 내란 수사와 재판은 말 그대로 와르르 무너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