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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서울이동노동자 종각역쉼터’ 가보니
수도권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 있는 ‘休서울이동노동자종각역쉼터’(위 사진)와 2호선 합정역 인근에 있는 ‘休서울이동노동자합정쉼터’. 서울시·서울노동권익센터 제공


접근성 좋은 지하철역에 마련…대리운전 기사들 “환영”

충전기·생수·핫팩 등 구비…베테랑 노하우 공유하기도


지난 26일 수도권 지하철 1호선 종각역 5·6번 출구 사이 ‘休(휴)서울이동노동자 종각역쉼터’는 오후 5시부터 대리운전 ‘콜’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차기 시작했다. 이들은 한 손에 콜을 받을 휴대전화를 쥐고 또 다른 휴대전화로 동영상을 보며 무료함을 달래고 있었다.

대리운전 2년 차인 A씨는 “지난달에 이곳이 생긴 것을 제일 처음 발견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모두 소개시켜줬다”고 말했다. A씨는 종각역을 중심으로 대리운전을 한다. 보통 오후 5시 전에 출근해 새벽 2~3시쯤 일을 마친다. 그는 “지난해 겨울 유독 추웠는데 추위를 피할 곳이 없어서 너무 힘들었다”며 “편의점은 영업방해가 되니 들어가지 못하고 인근 빌딩 안에 들어가 추위를 피하고는 했는데 쉼터가 생기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고 했다. B씨도 “추워도, 더워도 매일 종각역 계단에 앉아 콜을 기다렸다”며 “이제 쉼터에서 콜을 기다릴 수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이동노동자 휴게권 보장을 위해 지난달 10일 사당역과 종각역 지하철 역사 내에 간이쉼터를 조성했다. 접근성이 높은 장소에 쉼터를 마련해달라는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쉼터 운영이 한 달여밖에 안 됐지만 매일 많은 이동노동자가 다녀간다. A씨는 “오후 6시20분이 넘어가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대리운전기사가 이곳으로 모인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운영 중인 이동노동자 쉼터는 종각·사당역과 서초, 북창, 합정, 상암 등 총 6곳이다. 각 쉼터는 이용자 유형에 따라 운영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했다. 자치구에서도 13개의 쉼터를 운영 중이다.

쉼터는 이동노동자라면 누구나 쉬었다 갈 수 있다. 현장에서 출입용 QR코드를 발급받아 쉼터 문 옆에 설치된 리더기에 인식시키면 출입이 가능하다. 휴대전화 충전기도 넉넉하게 마련돼 있다. 각종 커피와 티백 등도 모두 무료로 제공된다. 혹서기에는 생수·냉방용품을, 혹한기에는 핫팩·방한장갑 등 계절별 안전물품도 제공할 계획이다.

쉼터는 이동노동자들의 업무 노하우를 배우는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B씨는 “신규 대리기사들은 들어오는 콜을 모두 받아서 나가는데 ‘~리’로 끝나는 지역은 돌아올 대책 없이 받아서는 안 된다는 등의 노하우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베테랑’ 대리운전기사들로부터 대중교통이 다니지 않는 곳에 대리운전을 했다가 새벽까지 걸어서 산을 넘어 오거나, 들개에 쫓겨 나무 위로 올라간 경험 등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격주 수요일마다 ‘찾아가는 지하철 노동상담’도 진행 중이다. 이날도 노무사가 쉼터를 찾은 이동노동자와 상담을 하고 있었다.

쉼터 관계자는 27일 “평소 궁금했거나, 문제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을 상담을 통해 해결하는 분이 많다”며 “서울시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정보들도 함께 알려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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