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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한 소방관들의 모습. 엑스(X) 캡처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주변 지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생명의 위협을 받는 진압 현장에서 이들은 허겁지겁 끼니를 때우고, 지쳐 쓰러지기도 했다.

지난 26일 한 소방관은 SNS를 통해 “너무 힘들다. 어떻게 24시간을 버티는지”라며 “동료 반장님과 거의 탈진상태. 산불을 끄려는 소방관들의 모습”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소방관은 야외 주차장으로 보이는 곳에서 방화복 상의를 벗은 채 얼굴을 감싸고 누워 있었다. 다른 사진에는 방화복을 입은 채 불편한 자세로 아스팔트 바닥 위에 누워있는 소방관의 모습이 담겼다. 지친 기색이 역력한 얼굴에는 그을린 자국이 있었다. 이들의 모습은 산불 현장에 투입된 소방관들의 누적된 피로도를 짐작게 했다.

소방관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백경(필명)은 지난 27일 SNS를 통해 “친한 동료가 산불지원을 다녀온 뒤에 ‘나 순직할 뻔했어’라고 하길래 농담하는 줄 알았다”며 “차가 구워진 걸 보고 농담이 아니란 걸 알았다”고 전했다.

화마의 흔적이 남은 소방차. 백경 엑스(X) 캡처

그는 “비가 내리고 불이 잡히면 친구를 집에 불러야겠다”며 “살아줘서 고맙단 말은 간지러우니 돼지고기나 실컷 구워서 먹여야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과 건조한 날씨로 인해 주변 지역으로 확산했다. 좀처럼 주불이 잡히지 않고 사태가 장기화되자 진화대원들의 피로감도 쌓이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오후 2시쯤 산불 진압에 투입됐던 상주소방서 소속 소방관 A씨(40대)가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를 보여 인근 지역 병원으로 이송됐다.

27일 산불 연기로 뒤덮인 경북 안동 하회마을에서 소방관들이 김밥 등으로 끼니를 때우며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성에서 번진 불길로 피해가 커지고 있는 안동에서는 소방관들이 산불 연기로 뒤덮인 하회마을에서 김밥 등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었다.

지난 26일에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경북 소방관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어제부로 휴직자를 제외한 경북 소방 전 직원이 비상 소집됐고, 최소한의 차량 인원만 남기고 모두 북부로 지원 출동 나갔다”며 “400명 규모로 5일째 산속에서 밤낮없이 분투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틀간 현장에 있다가 잠시 쉬고 다시 올라가는 길”이라며 “진화 중인 모든 분 힘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6일째 이어지고 있다. 불길은 지난 25일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27m에 이르는 강한 바람 분 탓에 안동, 청송, 영양, 영덕까지 급속히 확산했다. 진화 중 추락한 헬기 조종사를 포함해 24명이 숨지고 산불영향구역 규모가 3만3000여㏊에 이르는 등 역대 최악의 산불이 됐다.

산불 확산 위험이 높아진 안동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은 남풍 또는 남서풍의 위협을 받는 중이다. 이 같은 방향의 바람 세기가 강해질 경우 불이 번질 위험이 한층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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