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법 개정 위한 토론회 국회서 열려
발제자 이선신, 강호동 연임 ‘찬성’ 주장
알고 보니 농협 이사, 농협대 부총장 출신
“비리 우려 많아” 농식품부도 연임 반대
농협중앙회장의 연임을 허용하는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이 22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장 연임 허용법은 21대 국회도 논의했으나 김성희 당시 중앙회장의 셀프 연임 논란 등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최근 국회에서 농협법 개정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는데, 농협 출신 인사들이 참석해 연임을 찬성하고 강호동 현 회장에게 소급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농협중앙회는 연임 허용법 입법 현황을 이사회에 보고하는 등 강 회장의 ‘셀프 연임’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8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과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각각 농협 개혁안을 담은 농협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개정안엔 중앙회장의 권한을 분산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지만, 중앙회장의 연임을 1회 허용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두 의원은 개정안 발의를 위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입법조사처와 함께 ‘농협개혁, 무엇이 필요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이선신 한국법치진흥원 이사장은 중앙회장 연임을 해야 한다면서 법이 개정되면 강 회장에게도 소급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농협 출신이다. 1985년 농협중앙회 경기도지회 광주군지부를 시작으로 농협중앙회 기획실·감사실·개혁기획단 등의 주요부서에서 근무했고, 농협대 부총장도 지냈다. 한국법치진흥원은 이 이사장이 최근 설립한 시민단체로, 주로 윤석열 탄핵 찬성과 관련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윤석열 (대통령)과 측근들에 의해 무너진 한국 법치주의에 국민 우려가 크다”며 단체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토론자로 나서 이 이사장 의견에 찬성한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원장도 농협과 인연이 깊다. 김 원장은 농협중앙회 비(非)조합장 이사와 농협경제지주 사외이사 등을 지낸 인물이다. 김 원장이 몸담고 있는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은 원철희 전 농협중앙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김 원장은 토론회에서 “경영의 연속성 확보나 중앙회장 선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지나친 경쟁 문제, 중앙회 직원들이 줄을 서는 등 지나치게 정치화되는 부분 등의 부작용을 없앤다는 점에서 연임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결국 농협 출신이거나 농협과 관계가 깊은 인사들이 토론회에 나와 강 회장의 셀프 연임에 찬성한 것이다.
강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셀프 연임을 고민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연임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8월 중앙회는 ‘농업협력위원회’란 조직을 구성해 연임제 도입 논의를 진행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17일 정기이사회에서도 관련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장의 연임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크다. 2009년 농협법 개정으로 중앙회장 연임제를 단임제로 바꾸기 전까지 연임에 성공한 3명의 회장이 모두 검찰 수사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강 회장은 이미 측근 낙하산 인사로 농협 조직을 장악한 상태다. 연임 허용을 강 회장에게 소급 적용할 경우 조직 장악력이 더 커져 견제받을 수 없는 권력이 될 수도 있는 우려가 나온다.
윤원습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정책관은 “과거 횡령, 비자금 등 비리 발생에 따라 회장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방지하지 위해 2009년도 범농업계 합의를 거쳐 연임제에서 단임제로 전환했다”며 “지금 연임제를 이야기하는 건 시기상조다”라고 했다.
발제자 이선신, 강호동 연임 ‘찬성’ 주장
알고 보니 농협 이사, 농협대 부총장 출신
“비리 우려 많아” 농식품부도 연임 반대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 /뉴스1
농협중앙회장의 연임을 허용하는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안이 22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농협중앙회장 연임 허용법은 21대 국회도 논의했으나 김성희 당시 중앙회장의 셀프 연임 논란 등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최근 국회에서 농협법 개정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는데, 농협 출신 인사들이 참석해 연임을 찬성하고 강호동 현 회장에게 소급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농협중앙회는 연임 허용법 입법 현황을 이사회에 보고하는 등 강 회장의 ‘셀프 연임’을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8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과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각각 농협 개혁안을 담은 농협법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개정안엔 중앙회장의 권한을 분산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지만, 중앙회장의 연임을 1회 허용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두 의원은 개정안 발의를 위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입법조사처와 함께 ‘농협개혁, 무엇이 필요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이선신 한국법치진흥원 이사장은 중앙회장 연임을 해야 한다면서 법이 개정되면 강 회장에게도 소급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이사장은 농협 출신이다. 1985년 농협중앙회 경기도지회 광주군지부를 시작으로 농협중앙회 기획실·감사실·개혁기획단 등의 주요부서에서 근무했고, 농협대 부총장도 지냈다. 한국법치진흥원은 이 이사장이 최근 설립한 시민단체로, 주로 윤석열 탄핵 찬성과 관련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윤석열 (대통령)과 측근들에 의해 무너진 한국 법치주의에 국민 우려가 크다”며 단체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토론자로 나서 이 이사장 의견에 찬성한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원장도 농협과 인연이 깊다. 김 원장은 농협중앙회 비(非)조합장 이사와 농협경제지주 사외이사 등을 지낸 인물이다. 김 원장이 몸담고 있는 농식품신유통연구원은 원철희 전 농협중앙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농협중앙회. /송기영 기자
김 원장은 토론회에서 “경영의 연속성 확보나 중앙회장 선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지나친 경쟁 문제, 중앙회 직원들이 줄을 서는 등 지나치게 정치화되는 부분 등의 부작용을 없앤다는 점에서 연임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결국 농협 출신이거나 농협과 관계가 깊은 인사들이 토론회에 나와 강 회장의 셀프 연임에 찬성한 것이다.
강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셀프 연임을 고민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연임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8월 중앙회는 ‘농업협력위원회’란 조직을 구성해 연임제 도입 논의를 진행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17일 정기이사회에서도 관련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중앙회장의 연임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크다. 2009년 농협법 개정으로 중앙회장 연임제를 단임제로 바꾸기 전까지 연임에 성공한 3명의 회장이 모두 검찰 수사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강 회장은 이미 측근 낙하산 인사로 농협 조직을 장악한 상태다. 연임 허용을 강 회장에게 소급 적용할 경우 조직 장악력이 더 커져 견제받을 수 없는 권력이 될 수도 있는 우려가 나온다.
윤원습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정책관은 “과거 횡령, 비자금 등 비리 발생에 따라 회장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방지하지 위해 2009년도 범농업계 합의를 거쳐 연임제에서 단임제로 전환했다”며 “지금 연임제를 이야기하는 건 시기상조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