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했던 송파구 홀로 ‘하락’ 전환
재지정 직전 호가 1억~2억 아래로
“단기적 조정, 중장기 상승 가능성”
재지정 직전 호가 1억~2억 아래로
“단기적 조정, 중장기 상승 가능성”
서울의 강남 3구와 용산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적용을 하루 앞둔 23일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확대 재지정에 서울 아파트값이 즉각 반응했다. 토허제 해제 후 연일 폭등하던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의 집값 상승 폭은 반 토막이 났다. 토허제 해제로 올해 최대 누적 상승률을 기록했던 송파구는 재지정 한 주 만에 아파트값이 하락 전환하며 급전직하했다. 반면 풍선효과가 예상됐던 마포, 성동 등의 상승 폭은 비교적 소폭 줄어든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은 3월 넷째 주(24일 기준) 아파트가격동향을 분석해 보니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0.11% 상승해 전주(0.25%)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고 27일 밝혔다. 서울시와 정부가 지난 19일 토허제 해제 결정을 35일 만에 전격 번복하고, 강남 3구와 용산구의 모든 아파트에 토허제를 확대 재지정을 시행한 뒤 나온 첫 동향자료다.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 폭이 절반 이상 줄며 효과가 확인된 셈이다.
강남 3구와 용산구의 변동 폭이 컸다. 35일간 반짝 토허제가 해제됐던 잠실동이 있는 송파구는 아파트 매맷값이 0.03%를 기록하며 25개 구 중 유일하게 하락 전환했다. 송파구 아파트값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2월 둘째 주 이후 1년1개월여 만이다. 부동산원은 “송파구는 신천 잠실동 위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송파구는 지난달 12일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에 대한 토허제 해제 후 한 달간(2월 17일~3월 17일) 상승 폭을 매주 확대(0.36%→0.58%→0.68%→0.72%→0.79%)하며 올해 집값 상승률 1위(3.61%)를 기록했다. 하지만 토허제 재지정 여파도 직통으로 맞았다. 일부 지역에선 토허제 재지정 발표(19일)와 시행(24일) 사이 기간에 매도희망자들이 호가를 1억~2억씩 떨어뜨리는 등 매매를 서두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강남구(0.83%→0.36%)와 서초구(0.69%→0.28%)도 상승 폭이 2배 이상 줄었다. 새로 토허제로 묶인 용산구도 전주 0.34%에서 0.18% 상승으로 상승 폭이 줄었다. 토허제 ‘풍선효과’ 예상 지역에서는 상승 폭 축소가 두드러지지 않았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으로 묶이는 성동구(0.37%→0.35%)와 마포구(0.29%→0.21%)도 상승 폭이 줄긴 했지만 다른 주요 지역들과 비교해 변동 폭이 작았다.
토허제 재지정으로 집값 과열이 가라앉은 모습이지만, 이런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토허제 지정이 9월 말까지 한시적인 데다 서울 분양시장의 낮은 공급 진도율, 2026년 서울 준공물량 감소, 봄 이사철 전·월세(임대차) 가격 상승 등이 이어진다면 강남권 등의 매매가가 하향 조정 수준까지 가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도 “단기적 가격 조정과 거래 감소 현상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다시 가격 상승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며 “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과도한 거래 제한보다 실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