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티넬리, 1년 넘게 니카라과 대사관서 은거하다 출국하게 돼
지난해 2월 지지자에게 인사하는 리카르도 마르티넬리 파나마 전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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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파나마 정부가 비위 행위로 징역형을 확정받은 리카르도 마르티넬리(73) 전 대통령의 니카라과 '망명 출국'을 허용했다고 일간 라프렌사파나마와 AP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비에르 마르티네스 아차 파나마 외교부 장관은 이날 현지 취재진에 "우리 정부는 인도주의적 이유로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이 니카라과로 이동하는 것을 승인했다"며 "그는 오는 31일까지 출국해야 하며, 다른 나라로의 이동은 금지된다"고 밝혔다.
그는 "예컨대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에겐 외래 환자로서 치료받을 수 있는 조건에서 지낼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발표문을 읽고서 별도 질문을 받지 않은 채 3분 만에 자리를 떴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은 2009∼2014년 재임 당시 불법적인 방식으로 빼돌린 국가 예산으로 이 나라 미디어 대기업인 '에데사'(EDESA) 등 2곳의 회사 지분을 구입하는 데 관여했다.
공공 인프라 계약 눈속임으로 빼낸 자금은 4천391만 달러에 이른다.
파나마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에 대해 128개월 징역형과 1천920만 달러(255억원 상당) 벌금을 확정했지만,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은 구금을 피해 파나마시티에 있는 니카라과 대사관에서 1년 넘게 생활해 왔다. 니카라과 정부는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의 망명 신청을 일찌감치 받아들인 상태였다.
지난해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지지율 1위를 달리기도 했던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은 대법원 확정판결로 대선 후보 자격을 상실했다,
이후 그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였던 호세 라울 물리노(65) 현 대통령이 마르티넬리 지지세를 그대로 이어받아 '어부지리' 당선된 바 있다.
물리노 대통령은 마르티넬리 전 대통령과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번 결정으로 사법부 판결을 공개적으로 무시했다는 비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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