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WWF 연구진, 네이처 리뷰 생물다양성 저널 게재
야생동물, 인간에 직간접적으로 크게 기여
미 알래스카 코디액섬에서 포착된 해달. ©WWF 미국, 키스 아놀드(Keith Arnold) 제공


#1.
해달
은 북태평양 연안에서 3만 년 동안 인간과 공존해왔다. 하지만
모피를 위한 포획
으로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멸종위기에 처해졌다. 이는 해달의 먹이인
성게가 급증하고 해초숲이 파괴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1911년 해달 및 물개류 보호조약이 체결되면서 개체 수가 회복됐고, 해달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해달로 인해 유지되는
해초숲은 기후 조절뿐 아니라 수질 개선, 해안 폭풍 완화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2. 미국 동부와 캐나다에서
회색 늑대
가 사라지자
흰꼬리사슴 등 초식동물 수가 폭발
적으로 늘었다. 미국 서부에서는 붉은 여우와 코요테 등 중간 포식자가 늘면서 진드기 매개 질병인 라임병 등 인수공통전염병 발생 위험이 높아졌다.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는 늑대를 재도입함으로써 생태계를 유지시키고, 주요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지역 사회에 경제적 이익까지 가져오고 있다. 늑대 개체 수 감소 또는 재도입으로 인해 발생하는 영양 종속(trophic cascade·먹이사슬 연쇄효과로 인해 전체 생태계가 바뀌는 효과)은 늑대가 생태계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보여준다.

#3. 호주에서
워일리라 불리는 쥐캥거루
는 한때 멸종위기에 몰렸다 복원 노력 덕분에 개체 수가 회복 추세에 있다. 이들은 굴을 파면서 낙엽을 분해하고, 화재의 연료가 되는 낙엽이나 풀, 나뭇조각 등의 가연성 물질을 줄여
산불 위험을 낮추는 중요한 역할
을 한다.

야생동물, 기후 조절·전염병 감소 등 인간에 크게 기여

2021년 호주 멸종위기종인 쥐캥거루(워일리) 40마리가 요크반도 남쪽 딜바 구란다-이네스 국립공원에서 자연에 돌려보내졌다. WWF 페이스북 캡처


인간은 야생동물을 이용하고 그들의 서식지를 침범해왔다. 특히 야생동물이 인간의 경제활동이나 안전에 위협이 될 경우에는 가차 없이 제거해왔다. 하지만 야생동물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야생동물이 고기나 가죽 제공뿐 아니라 기후 조절, 서식지 유지, 전염병 감소, 관광자원 역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인간에게 직간접적으로 크게 기여
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베키 채플린 크래머
세계자연기금(WWF) 글로벌 생물다양성 수석과학자 등
WWF 연구진과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환경연구소
등은 지난 1월 발간된
네이처 리뷰 생물다양성(Nature Reviews Biodiversity)
저널 창간호에 실린 논문에서 "유엔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가 발표한 '인간에 대한 자연의 기여'(NCP) 18가지 중 12개를 야생동물이 직접 기여하며 나머지 6가지에도 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WWF는
4월 1일 '멸종위기의 날'
을 앞두고 야생동물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해당 논문을 공개했다.

핀란드에서 포착된 수컷 늑대의 모습. © WWF 스웨덴, 올라 예너스텐(Ola Jennersten) 제공


연구진은 IPBES가 2019년 발표한 NCP 가운데에서도
야생동물이 제공하는 혜택(WCP)
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야생동물이 물질적, 비물질적, 조절 기능을 포함해 NCP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혀냈다.

물질적 WCP
에는 식량과 모피, 자원과 노동, 의약 및 유전적 자원이 포함된다.
비물질적 WCP
에는 관광 등 신체적·정신적 경험, 학습과 영감 제공, 정체성 형성이,
조절 WCP
에는 서식지 조성 및 유지, 수분과 종자 확산, 물의 양 조절, 물의 질 조절, 유해생물 관리, 토양 형성 역할이 들어간다. 또 야생동물은
간접적으로
공기 질과 해양 산성화, 재해 조절, 에너지 공급 등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인간을 위해서도 야생동물 보전정책 펼쳐야

세계자연기금(WWF) 지구생명지수 이미지. WWF 제공


미 알래스카 차이나 푸트 베이에서 앞발을 입에 물고 떠 있는 해달의 모습. WWF 돈 게티(Don Getty) 제공


연관기사
• 반세기 만에 야생동물 4분의 1 급감... 원인은 '○○시스템'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4101014330005605)

WWF의
2024년 지구생명보고서
에 따르면 1970년부터 지난 50년 동안
전 세계 야생동물 개체군 가운데 73%가 감소
했다. 크래머는 "야생동물이 우리 사회에 제공하는 다양한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며 "우리는 이들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보전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전했다.

전수원 한국 WWF 생물다양성팀장
은 "이번 연구 결과는 야생동물이 인간에 기여하는 혜택을 관리하는 게 결국 지속 가능한 자연 보전과 인류 복지 증진의 핵심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한국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083 "4·2 상호관세 앞둔 트럼프, 참모들에 '더 세게 나가라' 압박" 랭크뉴스 2025.03.30
46082 물 없는 소화전…속수무책 소방차 랭크뉴스 2025.03.30
46081 '산불 헬기' 예산 172억 날아간 이유…이재명·한동훈도 설전 랭크뉴스 2025.03.30
46080 8년만 콘서트 73분 늦게 시작한 GD…"돌풍 때문" 뒤늦은 사과 랭크뉴스 2025.03.30
46079 군정이 통제하는 미얀마‥피해 집계·구조는 더디기만 랭크뉴스 2025.03.29
46078 "선고 지연 이유없다‥헌재 계속 신뢰해야 하나" 들끓는 여론 랭크뉴스 2025.03.29
46077 경남 산청 산불 진화율 '마지막 1%' 남았다...야간 진화 돌입 랭크뉴스 2025.03.29
46076 '산불사태' 역대 최대 피해 규모…축구장 6만 7000개 크기 잿더미 랭크뉴스 2025.03.29
46075 "헌법 수호 의지 있는가"‥尹에 노·박 전 대통령 대입하면 랭크뉴스 2025.03.29
46074 미얀마 강진 인명피해 급증‥사망 1천644명·부상 3천408명 랭크뉴스 2025.03.29
46073 편의점서 젤리 훔친 6살 아이 지적하자…父 "왜 도둑 취급해" 난동 랭크뉴스 2025.03.29
46072 미얀마 강진 사망자 1644명으로 늘어… 부상자 3408명 랭크뉴스 2025.03.29
46071 러 "우크라, 에너지 시설 공격 계속…수자 가스계측시설 파괴" 랭크뉴스 2025.03.29
46070 강남구 아파트서 아내 살해한 60대 남성 체포 랭크뉴스 2025.03.29
46069 [속보] 미얀마 군정 "강진 사망자 1천644명으로 늘어" 랭크뉴스 2025.03.29
46068 "불 꺼져도 집에 못 가" 갈 곳 사라진 산불 이재민들 랭크뉴스 2025.03.29
46067 ‘불씨 되살아 날라’…이제는 잔불과의 전쟁 랭크뉴스 2025.03.29
46066 "추억도, 생업도 다 없어져"‥삶의 터전 앗아간 화마 랭크뉴스 2025.03.29
46065 1300㎞ 떨어진 건물도 붕괴...너무 얕은 '10㎞ 진원' 피해 키웠다 랭크뉴스 2025.03.29
46064 '산불사태' 인명피해 75명으로 늘어…산청 진화율 99%(종합3보) 랭크뉴스 2025.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