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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게 닫힌 강의실 문, 언제 열릴까 연세대에 이어 서울대 의대생들도 동맹휴학 방식을 ‘등록 후 휴학’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진 2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의대 1학년 강의실 앞에 출입금지 팻말이 걸려 있다. 권도현 기자 [email protected]


서울대 90% 이상 수업 신청


“미등록” 의대협 성명과 달리

내부서는 출구전략 등 고심


연세대에 이어 서울대 의대 학생들이 27일 등록은 하되 수업은 듣지 않는 ‘등록 후 투쟁’으로 선회했다. 서울대 의대생들은 올해 신입생을 제외한 재학생의 90% 이상이 수업 신청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국 40개 의대생들이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지난해부터 이어온 ‘동맹휴학’ 대오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의대생 대표와 학생들 사이에서도 수업 복귀 여부에 관한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후 5시까지 진행된 서울대 의대 1학기 등록에서 올해 신입생을 제외한 재학생 중 700명가량이 복학 신청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대 의대 관계자는 “군휴학 등 휴학자와 수강신청을 이미 한 25학번을 빼고, 재학생의 90% 이상이 수업 등록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이날 서울대 의대생들의 대규모 수업 등록은 전날부터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에 따라 이뤄졌다. 서울대 의대 의·정갈등 대응 태스크포스(TF)는 전날부터 이날 오전까지 ‘투쟁 방향성 수요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투표는 사실상 복학 신청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수요조사 결과 응답자의 65.7%(399명)가 ‘미등록 휴학으로 투쟁을 지속할 의향이 있다’는 문항에 ‘아니요’라고 답했다. TF는 “다수 학생들이 미등록 휴학의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나가는 것에 동의하지 못해 등록 후 투쟁의 방식을 채택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이날 오후 2시까지 복학원 제출과 수강신청을 통해 등록 절차를 마무리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앞서 연세대 의대생들도 ‘수업 등록’을 하기로 결정했다. 연세대 의대 비상대책위는 지난 26일 밤늦게 1학기 동맹휴학 방식을 ‘등록 후 수업거부’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학생들에게 공지했다. 학교 측은 복학 의사를 밝힌 의대생이 조금씩 늘어났고, 학생들의 기류도 달라지면서 동맹휴학 방식이 바뀌었다고 보고 있다. 연세대 의대는 전날 오전까지 복학 신청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힌 의대생을 75% 안팎으로 파악했다. 복학을 전제로 의대 학장과 교수진에게 상담 신청을 한 학생을 집계한 수치다. 고려대도 복귀 의사를 밝힌 의대생을 70~8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연세대·서울대 의대생들의 방향 선회가 다른 의대로 확산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연세대와 서울대의 동맹휴학 이탈이 확인된 이후 미등록 휴학을 이어가겠다는 성명을 냈다.

남학생들은 군입대 휴학…여학생들 대안 없어 ‘고민’


의대협은 성명에서 “서울대와 연세대에서 일부 동요가 있었지만 나머지 38개 단위는 여전히 미등록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대협이 미등록 휴학을 이어가겠다고 했지만 의대생 대표들 중에서도 “일단 등록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와 연세대가 동맹휴학 기조에서 이탈하면서 의대생 대표들도 출구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A대 의대 대표는 1학기 등록 마감 전후로 의대 학장단과 면담하면서 “등록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었는데 강경파 목소리에 방향을 바꾸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B대 의대 대표도 의대 학장단에 “어떻게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할지” 고민을 토로했다고 한다.

의대생 내부에서도 동요가 적지 않다. 정부와 학교가 ‘학칙 준수’ 원칙에서 물러날 기미가 없는 상황이어서 등록하지 않으면 제적될 가능성이 커진 데다, 여학생은 학칙이 허용한 휴학 신청도 마땅치 않아 고민이 크다고 한다.

남학생 중에는 동반입대나 지게차 운전기능사 등 자격증 취득을 통해 입대 일자를 앞당기는 방식으로 군휴학을 택하는 이들이 많다. 한 비수도권 의대 교수는 “군휴학을 한 학생이 체감상 3분의 1 정도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서울대를 비롯해 경상국립대, 동국대, 부산대, 영남대, 이화여대 등이 등록을 마감했다. 이화여대 의대는 28일 중 미등록 학생들에게 제적 통보서를 보낼 계획이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추가 등록을 받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다. 동국대 의대는 지난 25일 휴학 기간 만료에 따라 제적 예정 통보서를 보냈고, 오는 31일 전에 제적 통보서를 발송하기로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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