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대부분 가옥 전소… 매캐한 냄새만
청송휴게소 양방향 건물 대거 소실
관광 명소 달기약수터도 ‘잿더미’
서산영덕고속도로 청송휴게소가 27일 확산된 불에 타 폐허로 변해 있다. 영덕 방향 건물은 전소됐고, 청주 방향 건물은 50% 소실됐다. 청송=권현구 기자

“인근 산에서 불꽃이 보이는가 싶더니 불과 3분 만에 동네 전체가 불바다가 됐습니다.”

이번 산불로 사망자 6명이 발생한 경북 영양군 석보면은 27일 한마디로 전쟁터였다. 전기가 끊기고 기지국도 소실되면서 휴대전화마저 이용이 어려웠다. 대부분의 가옥이 전소됐고, 폐허가 된 마을엔 적막과 연기, 매캐한 냄새만 코를 찔렀다. 석보면 답곡리 주민 김모(70)씨는 “조상 대대로 지켜온 집인데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며 “평생 이런 산불은 처음 봤다”며 망연자실했다. 다른 주민 신모(76)씨도 “거센 불길 속에서 살아남은 게 기적처럼 생각되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석보면 화매1리 계곡마을 역시 초토화됐다. 불길은 밤 사이 빠르게 번지며 마을 전체를 집어삼켰고, 피하지 못한 주민들은 참변을 당했다. 주민 강모(73)씨는 “불길이 너무 빨라 피신할 수도 없었다. 건너편 야산에서 우리집 앞마당까지 불이 닿는 데 3분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공포스러웠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영양읍 주민 김모(64)씨는 “커다란 불덩이가 세찬 바람을 타고 도깨비불처럼 하늘을 날아다녔다”고 전했다. 이번 산불로 영양군에서는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으며 1765명이 대피했다.

군인들이 이날 경북 의성군 단촌면 방하리 산불 현장에서 진화작업을 하는 모습. 군은 육군 50사단과 2신속대응사단 장병 240명을 동원, 산불 진화 지원에 나섰다. 연합뉴스

산불은 고속도로 휴게소까지 집어삼켰다. 확산한 산불로 이날 서산영덕고속도로 청송휴게소 양방향 건물이 불에 탔다. 영덕 방향 건물(8개 매장 입점)은 모두 탔고, 청주 방향은 건물 50%(10개 매장)가 소실됐다. 불행 중 다행히도 주유시설에는 불이 붙지 않았다. 간이휴게소인 점곡주차장 영덕 방향도 화장실과 매장 전부가 불에 탔다.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지질 명소로 꼽히는 달기약수터도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잿더미가 됐다. 부곡리 일대에 자리잡은 10여개 약수터 중 일부는 완전히 타버렸다. 인근 식당가는 화재로 폭삭 주저앉은 건물과 앙상하게 드러난 철골조로 변했다. 청송에서는 국가민속문화유산인 송소 고택의 별당과 현문, 화장실 등이 일부 혹은 전부 탔고, 경북 민속문화재인 사남 고택이 전소됐다.

국민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236 ‘약사·한의사도 달려가’…산불 현장 몰린 자원봉사자들 [아살세] 랭크뉴스 2025.03.30
46235 성인 10명 중 7명 한방의료 경험 있어, 근골격계 질환 치료 목적 방문 랭크뉴스 2025.03.30
46234 박찬대 "한덕수, 4월 1일까지 마은혁 임명 안하면 중대결심" 랭크뉴스 2025.03.30
46233 미얀마 군부, 강진 참사 와중에도 반군 폭격‥최소 7명 사망 랭크뉴스 2025.03.30
46232 울산에서 '탄핵 반대' 집회‥"산불에 북한 개입 가능성" 음모론도‥ 랭크뉴스 2025.03.30
46231 처제 신용카드로 ‘카드깡’ 30대…대법 “형 면제 안돼” 랭크뉴스 2025.03.30
46230 [속보] 박찬대 “한덕수, 1일까지 마은혁 임명 안 하면 중대결심” 랭크뉴스 2025.03.30
46229 “거기 김○○ 있나요?”… ‘중국 공안’ ‘가짜경찰’ 음모론 이렇게 퍼졌다 랭크뉴스 2025.03.30
46228 "이 자세로 10초 못 버티세요? 10년 내 사망할 수도"…'수명 예측' 테스트 해보니 랭크뉴스 2025.03.30
46227 與, 野 줄탄핵 경고에 "명백한 내란 자백…제도적 체제 전복" 랭크뉴스 2025.03.30
46226 산림청장 "지리산 산불, 국립공원 외곽 200m 남아‥오늘 주불 진화 최선" 랭크뉴스 2025.03.30
46225 민주 "모레까지 마은혁 임명안하면 중대결심…모든 권한 행사"(종합) 랭크뉴스 2025.03.30
46224 여성 한부모가족 소득, 전체 가구 ‘절반 수준’…70%는 “양육비 못 받아” 랭크뉴스 2025.03.30
46223 다시는 뛰지 못하는 ‘가자의 아이들’…“마취도 없이 수술”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3.30
46222 매번 ‘통화 중’인 전단지 속 전화번호···누구랑 통화하나 봤더니 랭크뉴스 2025.03.30
46221 경북경찰, 실화 성묘객 공식 입건..."조부모 묘소 정리 중 불났다" 랭크뉴스 2025.03.30
46220 “나무 꺾다 라이터로 태우려…” 의성 산불 최초 발화 의심 50대 입건 랭크뉴스 2025.03.30
46219 집에 혼자 있다 화재로 숨진 초등생…친모 ‘방임 혐의’ 검찰 송치 랭크뉴스 2025.03.30
46218 힐러리, 트럼프 직격 “얼마나 더 멍청해지려고” 랭크뉴스 2025.03.30
46217 명품 플랫폼 ‘발란’ 정산지연…결국 결제서비스 전면 중단 랭크뉴스 2025.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