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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나이 61세 고령인데다 숙련도 낮아
특수보호장비 못받아 무방비 위험 노출
지난 26일 오후 경남 산청군 시천면 산불 현장에서 진화대원들이 진화작업 중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적으로 대형 산불이 일주일째 지속되면서, 산불 현장에 투입되는 진화대원들의 업무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특히 전체 산불진화인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예방진화대’는 고령에다 업무 숙련도가 산불특수진화대보다 떨어져 업무상 재해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산림청 자료를 보면, 산불진화대는 크게 공중진화대, 산불특수진화대, 산불예방진화대로 나뉜다. 난이도가 높은 산림이나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투입되는 특수진화대는 435명(2024년 기준)이다. 이 가운데 413명이 공무직, 나머지는 기간제 노동자다.

이들이 ‘주불’을 잡으면 뒤따르며 잔불을 진압하고 뒷불을 감시하는 이들이 예방진화대다. 산림청 국유림관리소와 지방자치단체가 1년에 6개월 남짓 기간제로 채용하는 이들은 전국적으로 9604명에 달한다. 평균 나이가 61살이며, 직무교육도 부족해 큰 불에는 취약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22일 경남 산청에서 창녕군청 소속 예방진화대원 3명과 인솔 공무원 한 명이 산불을 진화다가 숨지기도 했다.

지난달부터 강원도에서 산림청 소속 예방진화대로 활동 중인 70대 ㄱ씨는 “예방진화대는 보통 잔불 정리 등을 하는데 최근 큰불이 난 산불 현장에 투입돼 놀랐다”며 “예방진화대엔 고령자가 많은 데다 방염텐트 등 전문장비도 지급받지 않아 큰 산불을 진화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5년 동안 전남에서 지자체 소속 예방진화대로 일한 ㄴ씨도 역시 “반기에 열 시간씩 교육받지만 형식적인 교육”이라며 “산불 관련 영상을 보고 갈퀴로 잔불 정리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는 정도”라고 했다. 예방진화대는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으로 지역 주민 등을 최저임금 수준으로 채용한다. ㄴ씨는 “예방진화대는 계약기간이 짧아 다음 선발에 영향을 미칠까봐 현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교육훈련 부족은 특수진화대도 비슷하다. 특수진화대 신규채용자는 채용 직후 교육받는 것이 아니라 봄철 산불조심기간이 지난 5월 이후에야 진행되고, 그 기간도 2박3일로 짧다. 소방관들이 24주씩 교육받는 것에 견줘 턱없이 짧은 편이다. 강원도 삼척에서 특수진화대로 7년째 활동 중인 신현호씨는 “현재도 제대로 교육도 받지 못한 채 투입된 신입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하성 우석대 교수(소방방재학)는 “현실적으로 예방진화대의 경우 고령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수준인데, 큰 산불 현장에 투입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예방진화대의 경우 소방관 혹은 특수진화대 보조 역할로 변경하고 특수진화대의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론 산림청 소속 진화대를 대폭 늘리던지 산불 진화 업무를 소방청으로 이관하던지 업무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창우 숭실사이버대 교수(소방방재학) 역시 “산불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고령자가 다수인 예방진화대를 계속 현장에 투입하면 이들이 더 위험할 수 있다”며 “진화대원의 전문성을 높여야 하는 만큼 장기적으론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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