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여성·남성 공무원 모두 투입됐음에도
성별 고정관념·갈라치기 발언에 비판
김두겸 울산시장이 18일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고려아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두겸 울산시장이 산불 진화 어려움에 대해 설명하다 ‘요즘 여직원들이 굉장히 많아 험한 산에 투입이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대해, 성별 고정관념과 편견을 드러낸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 시장은 24일 울주군 산불 현장에서 진화 상황을 전하다 “참고로 그동안 산불이 나면 우리가 투입하는 공무원엔 한계가 있고, 요즘은 여직원들이 굉장히 많아서 악산(험한 산)에 투입하기가 그렇게 간단치 않다”고 말했다.

울산여성의전화, 울산여성연대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2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김 시장 발언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실언으로 치부할 수 없는, 심각한 성차별적 인식이 반영된 성별 갈라치기 발언”이라며 “행정 수장으로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시스템 미비를 현장 인력 탓으로 전가하는 무책임한 언사”라고 비판했다.

앞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울산지역본부도 기자회견을 열고 “일주일간 이어지고 있는 산불 진화 현장에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모든 공무원이 새벽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고생을 하는 상황에서 김 시장의 막말은 허탈함을 넘어 자괴감마저 들게 한다”며 “진화가 힘들어지는 이유는 건조한 날씨와 잦아들지 않는 강풍이 가장 큰 문제이지 울산시 공무원 중 여성이 많아서가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양이현경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는 한겨레에 “공무원이라고 모두 산불 진압에 전문성을 갖고 있지 않을 것”이라며 “(진화 어려움은) 성별 문제가 아닌데 성별 고정관념에 갇힌 발언”이라고 했다.

울산여성의전화, 울산여성연대, 울산시민연대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김두겸 시장 발언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울산여성의전화 제공

이런 비판에 대해 울산시 관계자는 “여성 직원도 (진화 현장에) 투입됐다”며 “(산불 현장이) 험한 산이다 보니 진화의 어려움을 말하는 과정에서 여성 직원이 올라가면 힘들지 않겠느냐 걱정하는 차원의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광역자치단체 행정을 이끄는 책임자가 성별 편견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관점의 조직 운영이 여성과 남성 모두 원치 않는 성별직무 분리(한 직장에서 남성 또는 여성이 직무에 따라 분리돼 한쪽에 집중되는 현상) 관행을 낳고, 이는 다시 일터 현장에서 젠더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김 시장 발언에 대해 공무원들의 무리한 산불 현장 투입을 당연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울산지역본부는 “공무원들은 안전도 확보되지 않는 악산에 산불을 진화하러 들어가야 한다는 논리인지 의심스럽다”며 “며칠 전 무리하게 (진화에) 투입된 공무원과 진화대원들의 안타까운 죽음은 김 시장의 머리와 가슴에는 없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한겨레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6182 3월 마지막 날까지 춥다··· 산불 위험도 계속 랭크뉴스 2025.03.30
46181 최상목 가고 그가 오니 용산도 활력... 다시 정국 중심에 선 한덕수 [정치 도·산·공·원] 랭크뉴스 2025.03.30
46180 [중년 여성의 알바 생활] 외제차 끌고 나온 ‘알바’ 여사님들 랭크뉴스 2025.03.30
46179 '유흥 성지' 오명 벗어던지고…휴가철 인구 무려 30배 불어난 '이곳' 어디? 랭크뉴스 2025.03.30
46178 “미안합니다” 600년 넘게 젊었던 느티나무도 화마에… [지금뉴스] 랭크뉴스 2025.03.30
46177 이재명 '골프사진 조작' 비판한 국힘 겨냥, SNS 올린 사진 한 장 랭크뉴스 2025.03.30
46176 [속보]10일째 맞은 산청 산불 진화율 99%…“진화 총력” 랭크뉴스 2025.03.30
46175 [속보] 경찰 '경북산불' 실화 혐의 50대 입건…"산림보호법 위반" 랭크뉴스 2025.03.30
46174 세계적 투자 대가 짐 로저스, 美 주식 팔고 새로 산 종목은[김민경의 글로벌 재테크] 랭크뉴스 2025.03.30
46173 '이민 천국'이던 뉴질랜드…"헬이다" 자국 청년들 탈출 급증, 왜 랭크뉴스 2025.03.30
46172 "트럼프, 관세 더 세게 나가라 주문"… 자동차 가격 인상에는 "신경 안 써" 랭크뉴스 2025.03.30
46171 민주당, 文 전 대통령 소환 통보에 격앙…“무도한 칼춤” 랭크뉴스 2025.03.30
46170 관세에 내일부터는 공매도까지…개미는 어찌 할까요 [선데이 머니카페] 랭크뉴스 2025.03.30
46169 트럼프 "관세 의한 車값 상승 신경안써…소비자들 미국차 살것" 랭크뉴스 2025.03.30
46168 경남 산청 산불 진화율 98%로 낮아져, 주불 진화 난항 랭크뉴스 2025.03.30
46167 [비즈톡톡] KT스카이라이프, 적자에 잉여금 줄었는데… 배당금 가져간 모회사 ‘KT’ 랭크뉴스 2025.03.30
46166 묘소 정리 중 실화 혐의…‘경북 산불’ 피의자 경찰 조사 랭크뉴스 2025.03.30
46165 "아저씨, 사고 조심하세요" 조언한 아이들에 욕설 퍼부은 60대 랭크뉴스 2025.03.30
46164 "주 3일만 일하세요"…석유 부국인데 연료 없어서 근로시간 확 줄인 '이 나라' 랭크뉴스 2025.03.30
46163 눈 날리는 꽃샘추위 기승…전국 강풍 불어 산불·화재 주의 랭크뉴스 2025.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