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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크홀 발생지점 지하에 지하철 터널 공사
'싱크홀 현장' 방향 비추던 CCTV 나흘 전 고장
사고 원인·책임소재 규명 증거 확보 난항
24일 서울 강동구 한영외고 앞 도로에서 지름 20m, 깊이 18m가량의 대형 싱크홀(땅 꺼짐)이 발생해 25일 경찰이 사고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하상윤 기자


1명이 사망한 서울 강동구 명일동 싱크홀(땅 꺼짐) 발생 지점 지하 굴착 공사 현장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가 고장 나 사고 당시 장면이 녹화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상황을 규명할 결정적인 실마리가 사라진 셈이라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데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2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5일 싱크홀이 생긴 동남로 지하에서는 지하철 터널 굴착 공사가 진행 중이었으나 시공사 측이 공사 현장에 설치한 CCTV는 사고 나흘 전부터 작동하지 않았다. 서울시는 사고 당일 오전 시공사로부터 CCTV가 고장 나 수리 중이라는 보고를 받았지만, 불과 몇 시간 뒤 사고가 발생했다.

이 공사는 현 9호선 종점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역부터 고덕강일1지구까지 잇는 4단계 연장사업이다. 중앙보훈병원역을 시작으로 길동생태공원·한영외고·고덕역, 고덕강일1지구까지 4.12㎞ 구간에 4개 역을 신설하는데, 사고 지점은 대우건설·KCC건설 등 5곳이 참여한 대우건설 컨소시엄의 보훈병원역~한영외고역 1공구에 해당한다. 당시 도로 바로 아래 상수도관이 지나는 11m 깊이 싱크홀에 더해, 그보다 더 깊은 곳에서 공사 중인 9호선 터널 상층부도 무너지며 오토바이 운전자 박모(34)씨가 18m 아래로 추락했다.

시공사는 해당 공사 현장에 CCTV 4대를 설치했지만, 하필 공사 현장 출입구(터널 끝)에 설치돼 80m가량 떨어진 싱크홀 발생 지점 쪽 내부를 비추던 유일한 CCTV가 사건 발생 전인 21일 오후 2시 고장 났고, 사고 당일까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고 직후 시공사 측에 CCTV 자료를 요청했지만 제출받지 못했다"며 "공사 현장 CCTV가 시 서버와 연결돼 있어 확인한 결과, 21일부터 공사 현장(터널 내부)이 촬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고 원인 따라 책임 소재 갈리는데... 결정적 장면 증발

26일 서울 강동구 싱크홀(땅 꺼짐) 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복구작업 준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사고 원인으로 ①지하철 9호선 연장 굴착 공사(시공사 책임) ②상수도관 누수(서울시 책임)가 지목되는 가운데 원인 규명에 상당한 도움을 줄 만한 단서가 사라진 것이다. 실제로 사고 직전 야간작업에 투입된 작업자들은 터널에 들어갔다 누수를 확인하고 이상 징후를 느껴 대피했다고 했으나 서울시는 상수도관 파열이나 누수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CCTV 고장으로 사고 전후 공사 현장 상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부재해, 원인 규명이 지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공사 관계자는 "굴착 작업으로 먼지가 많이 발생하고, 작업자들의 이동도 많은 구간이라 CCTV가 고장 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나머지 제출 가능한 CCTV 자료는 최대한 제출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국토교통부와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계획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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