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경북 영양군 입암면 방전리 일대 야산에서 불이나 의용소방대원들이 산불 진화를 하고 있다. /뉴스1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의 확산 속도가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산림 당국의 발표가 나왔다.
원명수 국가산림위성정보활용센터장은 27일 의성 산불현장지휘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2~25일 사이 미국 위성을 활용한 열 탐지 결과를 분석한 뒤 “지난 2019년 강원 고성과 속초 산불 당시에는 시간당 5.2㎞로 날았지만 현재 산불은 시간당 8.2㎞”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시간당 8.2km는 사람이 뛰는 속도보다 빠르다”고 했다.
원 센터장은 ‘산림 당국이 산불의 확산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의성 산불이 영덕에는 닿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그동안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강한 바람이 산불 확산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답했다.
그는 또 “의성군을 포함해 안동시, 청송군, 영양군, 영덕군이 산불위험지역으로 구분돼 있다”며 “초속 27m의 강풍에 산불이 매우 빠른 속도로 날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강한 풍속(風速) 때문에 지난 24일만 해도 의성 지역 근처에 머물던 산불이 25일 오전 3시부터 약 12시간만에 영덕까지 51km나 이동했다. 의성 산불이 처음 발생한 지점에서 영덕군까지는 직선거리로 79㎞다.
산림 당국은 불똥이 바람에 날리면서 민가와 산림 등을 불태워 이번 산불의 피해가 더욱 커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인명피해는 ▲사망 27명 ▲중상 8명 ▲경상 22명 등 총 57명이다. 산불 피해 면적은 3만 6009ha로, 역대 최악으로 기록됐던 지난 2000년 동해안 산불의 피해면적 2만3794ha를 훌쩍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