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화장 시설 없는 경북 청송
안동 '포화' 의성 '산불' 이용 불가
안동 '포화' 의성 '산불' 이용 불가
27일 경북 청송군 주왕산국립공원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청송=뉴시스
경북 의성에서 시작돼 북부권으로 번진 '괴물 산불'로 숨진 청송 지역 희생자 3명의 장례가 100㎞ 넘게 떨어진 대구시에서 치러진다. 청송엔 화장 시설이 없는데 인근 의성, 안동의 화장 시설마저 이용할 수 없어서다.
2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북 청송군보건의료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사망자 3명은 대구에서 장례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대구가 자녀의 거주지라 그곳을 택한 1명의 고인을 뺀 나머지 2명은 어쩔 수 없이 경북 바깥으로 나가게 됐다. 경북도의회 관계자는 "청송엔 자체 화장 시설이 없어 인접한 의성, 안동의 화장 시설을 이용하는데 이번 산불로 이마저도 녹록지 않게 돼 희생자 분들을 편히 모실 수 없게 됐다"고 씁쓸해했다.
공공데이터포털상 경북 화장 시설은 지난해 기준 12곳이다. 포항에 2곳 △경주 △김천 △안동 △영주 △상주 △문경 △의성 △울릉 △구미 △울진에 1곳씩 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경북의 사망자 수는 2만7,385명(2022년 기준)으로 17개 시도 가운데 경기(7만4,239명), 서울(5만1,622명)에 이어 3번째로 많아 평소에도 화장 수요가 적잖은 편이다.
더구나 청송의 경우 자체 화장 시설이 없어 차로 각각 50분, 1시간 거리의 의성과 안동까지 가야한다. 그러나 안동 화장 시설은 포화 상태고 의성 화장 시설은 주변부가 산불에 초토화돼 이용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도 불길이 시설 바로 앞까지 오는 등 극도로 위험한 상태라 가동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유족들에게 남은 선택지는 대구뿐이었다. 청송에서 대구는 114㎞, 차로 2시간 가까이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