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린 27일 부산 연제구의 한 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활짝 핀 벚나무 아래를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경상권 산불이 일주일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27일, 전국 곳곳에 봄비가 내리지만 양이 적어 화재 진화에 큰 도움이 되기는 힘들 전망이다. 백두대간 동쪽을 중심으로 대기가 매우 건조한 상황도 당분간 계속되겠다. 28일은 아침 기온이 전날보다 10도가량 뚝 떨어져 춥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 비가 내리지만, 산불 탓에 비가 급한 경북권과 경남내륙은 오전 중에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이 많았다. . 영남 지역은 비구름대가 태백산맥이나 소백산맥과 충돌하며 세기가 약화돼 강수량이 적어지는 영향도 있다.

이날 하루 동안 예상되는 강수량은 수도권, 강원영서, 전남 남해안, 부산·경남 남해안 5~10㎜, 충청권, 광주·전남, 전북, 울산·경남 5㎜ 내외, 강원영동, 대구·경북, 경남서부내륙, 울릉도·독도 5㎜ 미만으로 많지 않다. 제주는 28일 아침까지 5~30㎜가 오겠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이와 관련 이날 브리핑에서 "비의 양이 적어 진화에 큰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27일 경북 청송군 주왕산면 상의리 조계종 천년고찰 대전사에서 경북 곳곳을 찾아 진화에 나선 119산불특수대응단 대원들이 주왕산 산불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자 잠시 휴식하고 있다. 지난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시작된 산불이 안동·청송·영양·영덕으로 번지며 엿새째 꺼지지 않고 있다. 뉴스1

게다가 동쪽 지방을 중심으로 화재에 취약한 고온건조한 상황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반도 주변에 남쪽에는 고기압, 북쪽에는 저기압이 위치한 남고북저형 기압계가 계속해서 유지되면서 강한 서풍류 바람이 불게 된다. 이로 인해 더욱더 건조해지는 것이다. 이날도 오후 4시 기준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곳곳에 건조특보가 발령됐다.

이날까지는 평년보다 3~11도 높은 포근한 봄 날씨를 보였으나, 비가 그친 후에는 밤부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기온이 차차 떨어져 28일은 평년보다 춥겠다. 특히 아침 기온이 전날보다 10도 내외로 급격하게 떨어지겠으니, 옷차림에 신경 써야겠다. 28일 예상 기온은 아침 최저 0~9도, 낮 최고 9~15도다. 토요일인 29일에는 아침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져 영하 4도~영상 4도, 낮 최고 6~13도로 예상된다.

한국일보

최나실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