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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오봉 전북대 총장. 연합뉴스

“의과대학 행정실, 대학 본부 학사과에 문의가 엄청나게 오고 있다. 학생들이 ‘돌아가 공부하고 싶으니 보호해 달라’고 요구해, 대학마다 보호책을 마련하고 있다. 교수가 학생을 보호하고 평생 후견인 역할을 하기로 다짐하고 있으니 믿고 돌아오면 좋겠다.”

이달 말로 의대생의 복귀 데드라인이 예고된 가운데,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공동회장인 양오봉 전북대 총장이 학생들을 향해 재차 복귀를 호소했다. 또 연세대 의대 학생들이 ‘미등록 휴학’에서 ‘등록 후 휴학’ 방침을 정한 데 대해선 “등록만 하고 수업 거부를 이어나가는 것은 교육 정상화라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의총협은 지난 19일 ‘의총협 합의사항’을 발표해 “학생 복귀 기준은 대학별로 통상적인 수준에서 학사가 정상적으로 회복되어 수업이 가능한 수준”이라 밝혔다. 정상적인 수업이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면, 내년도 정원은 5058명이 될 수 있단 뜻이다. 다음은 양 회장과의 일문일답.

―이번 주 의대생 복귀 분수령인데, 복귀 상황은 어떤가.

“전북대의 경우 복귀 마감일이 28일이다. 25일 기준 절반에 약간 못 미치는 300여명이 등록했다. 다만 학생들을 촘촘히 구제하기 위해 4월 초, 4월17일 두 차례 더 ‘구제 수납’을 하기로 했다. 지금 분위기로 봐선 4월 초엔 절반 이상, 마지막 17일엔 복귀생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복귀 마감인 28일은 무엇을 기준으로 한 건가.

“학교마다 복귀 마감일 기준이 다르다. 어떤 학교는 등록만, 어떤 학교는 등록 마감 및 복학계 제출 등 기준이 다양하다. 전북대는 1학기 수업일수의 4분의 1 기준이 28일이고 이때까지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유급되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삼았다.”

―등록 기준으론 복귀율이 높을 것 같은데, ‘등록 후 휴학’ 등으로 제적만 피하자는 움직임도 나온다.

“그건 수업 정상화라고 볼 수가 없다. 의료교육이 정상화하려면 수업이 멈춰 있으면 안 된다. 제적만 피하고 (수업 거부를 이어나가는 것은) 복귀라고 보기 어렵다.”

―등록 뒤 수업 불참이 계속되면,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5058명으로 한다는 뜻인가.

“의총협이 지난 19일에 합의한 내용에 따르면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니 어떻든 간에 학생들은 이번 주까지 등록을 하고 다음 주부터는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걸 꼭 강조하고 싶다.”

―정상 수업이 가능한 복귀 기준은 무언가.

“일반적으로 대학에서 15% 정도는 학생들이 입대, 해외 연수 등으로 휴학 상태다. 그래서 (이달 초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 발표때 밝힌) ‘전원’이 100%냐 이런 얘기도 있었지만, 일반 상식 수준에서 의학교육이 가능한 수준이면 된다. 절반 이상이 돌아와서 수업을 들으면 대학별로 정상화라고 볼 수 있지 않겠나.”

―학생들은 어떤 문의를 하나.

“학교로 돌아오고 싶은데 보호해달라는 내용이 많다. 일부 강경한 학생들이 (복귀생을) 색출하고, (명단을) 공개하는 등 행위를 하는데, 이런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다. 그래서 우리는 당분간 비대면 수업으로 진행하면서 안정화하면 실험 실습이나 대면 수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다른 대학들도 학생 보호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듣고 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꼭 말하고 싶은 것은 선배들을 두려워하고 소위 ‘왕따’가 되는 걸 두려워하는데, 교수들이 학생을 보호하고 평생 후견인 역할을 하기로 다짐하고 있다. 교수들을 믿고 돌아오길 바란다.”

―학생들은 의대 교육부터 이후 전공의 수련 과정까지 10년을 동고동락하다 보니 위계 문화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선배에게 너무 의존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의학 교육을 바꿀 생각이다. 소위 말하는 족보도 옛날 노트 같은 것에 의존하지 않도록 인공지능(AI) 튜터 시스템을 도입하려 준비 중이다. 교수님들 수업 자료 등을 거기에 입력해놓고 학생들이 묻고 답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현재 제작 중이고 오는 2학기부터 도입한다.”

―학생들은 교육 여건에 대해서도 여전히 걱정이 많은데.

“학교마다 새로 건물도 짓고, 강의실을 정비하는 등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더불어 의총협 40개 학교가 지난 19일에 합의를 할 때 국/사립대를 막론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달라고 요구를 했다.”

―학칙 엄수 기조는 변함이 없나.

“지난해 학사 유연화시 결국 돌아온 게 없다. 더는 뒤로 갈 수 없다. 올해도 의학교육이 정지되면 내년엔 교육을 할 수도 없다. 그리고 그땐 학생들이 돌아오고 싶어도 못 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복귀 마감 시한을) 1~2주 여지를 더 달란 목소리도 있는데, (탄핵 인용 여부 등) 어떤 상황이 있다고 해서 (원칙 적용을) 돌이킬 순 없다. 국민도 학생들이 돌아와야 한다, 전공의도 돌아와서 정상화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데 국민이 원하는 걸 따르는 게 정치라면, 정권이 바뀐다고 해도 (상황이) 바뀔 순 없다.”

―학생들 사이엔 학교가 제적과 편입학으로 기존 학생들을 버리고 가는 것 아니냐는 반응도 있다.

“학생들을 버리는 게 아니다. 학생들이 학교에 돌아와 공부하고, 정상적으로 의료인이 되도록 도와주려는 거지 제재를 하려는 게 아니다. 제적, 유급 조처도 불가피하게 학칙을 어기면 하겠다는 거지 의대 교수도, 학장도 누구도 학생들을 버린다고 얘기한 적은 없다.”

―계속 의대생을 향한 호소를 반복하고 있는데 답답한 마음은 없나.

“의대생들은 소중한 인재들이다. (의정 갈등) 2년 차를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 가슴 아프다. 청춘은 모든 걸 할 수 있는 능력과 체력을 갖고 있을 때인데 그 시간이 공전하고 있는 것 아닌가. 모든 걸 멈춰놓은 귀중한 청춘이 안타깝다. 이런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깊이 생각하고 돌아오길 바란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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