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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전문가 진단…"국내 산불진화대 1만1천명 중 95% 일자리 사업"
"진화 자원 고령화…로봇·드론 투입 계획은 실효성 없어"
산불, 울진 거쳐 강원도까지 북상 가능성 제기…"효율 대처가 관건"


안동 남선면까지 번진 산불
(안동=연합뉴스) 지난 25일 경북 안동시 남선면 인근 야산으로 불이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청송=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경북 산불 못 끄는 이유요? 산불 현장을 다녀보면 산림청은 제대로 된 전략도, 전술도 하나 없어요. 대응책조차 현실성이 너무 떨어집니다."

엿새째 확산 중인 경북 산불이 북동부권 4개 시·군으로 계속해서 번지는 가운데 산불 주무관청인 산림청의 대응책을 두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산불 전문가의 지적이 제기됐다.

황정석 산불정책기술연구소장은 27일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면서 산불 진화 자원의 '고령화'를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황 소장은 "국내 산불진화대 1만1천여명 중 95%가 재정 일자리 사업으로 운영돼 고령화 되어 있고 심지어 90대까지 산불 진화에 투입되기도 한다"며 "진화대는 산불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많이 동원되는 인력인데, 연령층이 높아 실제 투입이 가능한 수준은 10%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화마가 지나간 자리
(의성=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7일 경북 의성군 점곡면 사촌리의 한 마을 집들이 전날 번진 산불에 타 무너져 있다. 2025.3.27 [email protected]


그는 "진화가 힘든 험준한 지형에 투입하기 위해 도입한 특수진화대 역시 대형 산불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정도로 인력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산림청이 최근 도입한 웨어러블 로봇이나 드론은 비용은 비용대로 들고, 실효성은 입증되지 않은 정책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황 소장은 "2017년 강릉·삼척·상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이후 국가적인 대응체계를 마련했다고 알렸지만 2년 뒤에는 고성 산불이, 그로부터 1년 뒤에는 안동 산불이, 2022년에는 역사상 가장 큰 울진 산불이 났다"며 "많은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산불 대응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 시계는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로 옆까지 번진 산불
(안동=연합뉴스) 지난 25일 경북 안동시 임하면의 한 도로 옆 야산으로 불이 번지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는 지난 23일 의성 산불 현장에서 열린 산불 대응 전략회의 때 24일 오후부터 산불이 재발화해 청송과 안동과 확산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산림보다 민가와 시설물 보호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무시됐다고 했다.

"산불 1·2일 차에 들어 연무가 심해지면서 불완전 연소 가능성이 엿보였어요. 산화 과정에서 불완전 연소로 연기가 생기면 시야 확보가 안 돼 항공 진화가 어려워지거든요. 항공 진화는 잔불이 아닌 주불을 끄는 데 활용해야 하는데 화선이 잘 안 보이면 효율성도 떨어지고 헬기 사고 확률도 높아져요."

이후 마치 황 소장이 예견한 것처럼 산불은 청송과 안동 지역으로 걷잡을 수 없이 번져 인명 피해가 속출했고, 헬기 추락 사고로 기장 1명도 사망했다.

산불 피해 주민을 위한 텐트
(청송=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6일 경북 청송군 청송읍 청송국민체육센터에 설치된 대피소에 산불 피해 주민들을 위한 개별 텐트가 설치돼 있다. 2025.3.26 [email protected]


황 소장은 진화 상황에 따라 이번 산불이 울진을 거쳐 강원 삼척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불길이 영덕 바다까지 갔고 북쪽으로는 울진으로 번지던 중 습도가 높아져 일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북동풍 영향으로 울진까지 산불이 번질 가능성도 있다"며 "2022년 울진·삼척 산불로 다 타버린 지역이 이번 산불의 방화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산불 폐허 위로 떠오르는 태양
(영양=연합뉴스)지난 26일 경북 영양군 석보면 화매1리 계곡 마을이 산불에 초토화돼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번 산불 진화의 열쇠는 '효율적인 인력배치'에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주요 우수 진화 인력·장비는 불머리를 잡는 데 투입하고, 불꼬리에는 의용소방대 등을 배치해 동시다발적으로 진화 작업을 실시해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그는 "산불 대응책의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며 "시스템, 조직, 교육 훈련 세 박자에 변화가 없는 이상 앞으로도 대형 산불로 인한 피해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그래픽] 역대 주요 대형 산불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경북 북부 산불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가운데 피해면적이 역대급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안동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지자체 자체 추산 산불영향 구역은 3만㏊를 넘는 규모였다.
이는 역대 최대 피해로 기록된 2000년 동해안 산불보다 큰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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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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