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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확산되며 피해가 이어진 26일 경북 의성군 옥산면 신계2리 기룡산에서 산불이 민가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 의성=조태형 기자

[서울경제]

“소나무에 불 붙으면 지속시간이 활엽수보다 2.4배 길다.”

산림 피해 면적 3만 6000㏊. 역대급 산림 피해를 내고 있는 경북 산불 현장에는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 숲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숲에서 차지하는 소나무 비율도 경북이 가장 높아 수종 전환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온다.

27일 산림청 임업통계연보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경북 소나무(소나무·해송) 숲 면적은 45만7902㏊로 강원(25만8357㏊), 경남(27만3111㏊)보다 훨씬 넓어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산림 면적 중 소나무 숲이 차지하는 비율도 약 3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소나무 송진은 테라핀과 같은 정유물질을 20% 이상 포함해 불이 잘 붙고 오래 탄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나무는 활엽수보다 1.4배 더 뜨겁게 타고, 불이 지속되는 시간도 2.4배 더 길다.

또 소나무는 겨울에도 잎이 그대로 붙어 있어 나뭇가지나 잎이 무성한 부분만 태우고서 확산하는 수관화(樹冠火)가 발생하기 쉽다. 수관화가 생기면 많은 불똥이 만들어지고 불이 수십∼수백m 날아가는 비화(飛火) 현상까지 번진다.

이달 22일 산불이 시작된 의성을 비롯해 확산한 안동, 청송, 영양, 영덕에도 소나무 숲이 많았다. 이에 따라 재해 복구 사업을 할 때는 상대적으로 불에 강한 활엽수 중심의 내화수림대를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병두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재난·환경부장은 연합뉴스에 "소나무가 국내에 잘 적응한 수종이지만 불에 잘 타는 단점이 있다"며 "소나무는 죄가 없는 만큼 다 솎아베기하자는 것은 아니고 주택가나 발전소 주변 등 지켜야 할 대상 주변에 있는 소나무만 솎아베기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확산되며 피해가 이어진 26일 경북 의성군 옥산면 신계2리 기룡산에서 산불이 민가 방향으로 번지고 있다. 의성=조태형 기자


홍석환 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교수도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우리나라 산불의 핵심은 소나무에 있는 송진”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우리나라 산불 규모가 점점 커지는 이유로 ‘산림청의 숲 가꾸기 사업’을 꼽았다. 그는 “숲 가꾸기 사업은 숲속에 있는 나무 중에서 약 30에서 40% 정도를 잘라내는 작업이다. 수십년 동안 대부분 숲 가꾸기는 소나무만 남기고 활엽수를 배현하는 작업으로 진행됐다”며 “숲에 나무가 줄어들면서 바람이 잘 통하고 햇빛이 잘 들어온다는 것은 그만큼 숲이 빠르게 말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람이 잘 통하니까 불이 붙었을 때는 정말 심각하게 확산이 되는 그런 상황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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