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과정서 부여하는 고유번호 681로 동일
노조 “항공기 넘겨 손해 났다면 배임” 주장
아시아나 “도입 지연”·대한항공 “일찍 인수”
올해 1월 27일 첫 운항을 시작한 대한항공의 A350 항공기가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버스에 주문했던 항공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초 작년 11월 A350 항공기 2대를 에어버스로부터 인도 받을 예정이었다.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노조)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전인데, 아시아나항공이 쓸 비행기를 정당한 대가 없이 대한항공에 넘긴 것은 배임이라고 주장한다. 작년 4월 A350 구매 계획을 밝힌 대한항공은 에어버스가 빨리 인수할 수 있도록 제안해 항공기를 일찍 도입했다고 밝혔다.
27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아시아나항공이 인도 받을 예정이었던 항공기와 현재 대한항공이 운항하는 항공기의 MSN(Manufacturer Serial Number)이 동일하다. MSN은 항공기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순서대로 부여되는 숫자로 변경이 불가능하다.
항공 기록 전문 사이트 에이비에이션 플라이트(Aviation Flights)에 따르면 ‘A350, ASIANA AIRLINES, F-WZFU, HL8583(MSN 681)’이라고 적힌 비행기는 현재 ‘A350-941, Korean Air Lines, F-WZFU, HL8597(MSN 681)’로 바뀌어있다. MSN은 같은데, 아시아나항공(ASIANA AIRLINES)에서 대한항공(Korean Air Lines)으로만 바뀐 것이다. 항공기를 국토교통부에 등록하면 국적기호인 ‘HL’ 다음에 네 자리 숫자가 부여되는데, 이 등록번호는 소유권이 이전되면 바뀔 수 있다.
주로 보잉의 항공기를 운용하던 대한항공은 작년 4월 A350 항공기 33대(A350-1000 27대, A350-900 6대)를 사겠다고 밝혔다. 구매 계획을 밝힌지 9개월 만에 항공기를 인도 받은 것인데, 이례적으로 짧은 기간이다.
윤문길 항공대 교수는 “주문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항공기 인도까지는) 보통 5년, 짧아도 2~3년은 걸린다. 다만 계약 취소분이 있으면 단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가 끝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항공기 수요가 증가해 주문이 밀려있는 상황이다. 주문이 취소된 항공기라도 특정 항공사에 먼저 배정될 순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A350의 내부는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와 비슷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통상 항공기 제작사는 구매자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인테리어를 꾸민다.
아시아나항공 골드클럽 회원인 정동준(30)씨는 최근 탑승했던 대한항공 A350 비행기 내부가 놀라울 정도로 아시아나항공과 유사하다고 했다. 그는 “최근 아시아나항공 A350 기종을 3차례 타서 내부 디자인이 익숙한 편인데, 새로 들어온 대한항공 A350기는 좌석 배치부터 의자 색깔, AVOD 화면 크기, 리모컨, 기내식 먹을 때의 테이블 크기까지 똑같았다. 합병을 앞두고 있어 일부러 아시아나항공의 느낌으로 디자인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내부 인테리어는 모두 대한항공 소재를 사용한 것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인테리어가 아니다”라고 했다.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아시아나항공으로 올 항공기가 대한항공으로 간 게 확실해보인다. 항공기 도입을 대가 없이 포기한 게 맞다면 영업이익 손해를 고려할 때 배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관계자는 “A350 도입 일정 조정은 내부 기재운영 계획, 제작사와의 협의 조건 등을 합리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며 아시아나항공으로 올 항공기가 대한항공으로 간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이병헌 광운대 경영학 교수는 “대한항공이 인도를 받되 일부 좌석 공동이용 협약을 통해서 아시아나항공 여객 운수에 지장이 없도록 하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아무 대가 없이 포기하고 대한항공으로 넘긴 것이라면 배임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노조 “항공기 넘겨 손해 났다면 배임” 주장
아시아나 “도입 지연”·대한항공 “일찍 인수”
올해 1월 27일 첫 운항을 시작한 대한항공의 A350 항공기가 아시아나항공이 에어버스에 주문했던 항공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시아나항공은 당초 작년 11월 A350 항공기 2대를 에어버스로부터 인도 받을 예정이었다.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노조)은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전인데, 아시아나항공이 쓸 비행기를 정당한 대가 없이 대한항공에 넘긴 것은 배임이라고 주장한다. 작년 4월 A350 구매 계획을 밝힌 대한항공은 에어버스가 빨리 인수할 수 있도록 제안해 항공기를 일찍 도입했다고 밝혔다.
27일 조선비즈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아시아나항공이 인도 받을 예정이었던 항공기와 현재 대한항공이 운항하는 항공기의 MSN(Manufacturer Serial Number)이 동일하다. MSN은 항공기가 제작되는 과정에서 순서대로 부여되는 숫자로 변경이 불가능하다.
항공 기록 전문 사이트 에이비에이션 플라이트(Aviation Flights)에 따르면 ‘A350, ASIANA AIRLINES, F-WZFU, HL8583(MSN 681)’이라고 적힌 비행기는 현재 ‘A350-941, Korean Air Lines, F-WZFU, HL8597(MSN 681)’로 바뀌어있다. MSN은 같은데, 아시아나항공(ASIANA AIRLINES)에서 대한항공(Korean Air Lines)으로만 바뀐 것이다. 항공기를 국토교통부에 등록하면 국적기호인 ‘HL’ 다음에 네 자리 숫자가 부여되는데, 이 등록번호는 소유권이 이전되면 바뀔 수 있다.
작년 7월 초 아시아나항공에 인도 예정으로 표기돼 있는 A350 항공기. 현재 대한항공에서 운항하는 항공기의 MSN(고유 제작번호)과 일치한다./독자 제공
2025년 1월 27일 대한항공에서 운항을 시작한 A350 항공기. 작년 7월 아시아나항공으로 표기된 사진과 MSN이 같다./Aviation Flights 홈페이지 캡처
주로 보잉의 항공기를 운용하던 대한항공은 작년 4월 A350 항공기 33대(A350-1000 27대, A350-900 6대)를 사겠다고 밝혔다. 구매 계획을 밝힌지 9개월 만에 항공기를 인도 받은 것인데, 이례적으로 짧은 기간이다.
윤문길 항공대 교수는 “주문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항공기 인도까지는) 보통 5년, 짧아도 2~3년은 걸린다. 다만 계약 취소분이 있으면 단축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가 끝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항공기 수요가 증가해 주문이 밀려있는 상황이다. 주문이 취소된 항공기라도 특정 항공사에 먼저 배정될 순 없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이 운항하는 A350 항공기의 이력란. 작년 7월에는 아시아나항공으로 등록돼 있다./독자 제공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A350의 내부는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와 비슷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통상 항공기 제작사는 구매자의 요구 사항을 반영해 인테리어를 꾸민다.
아시아나항공 골드클럽 회원인 정동준(30)씨는 최근 탑승했던 대한항공 A350 비행기 내부가 놀라울 정도로 아시아나항공과 유사하다고 했다. 그는 “최근 아시아나항공 A350 기종을 3차례 타서 내부 디자인이 익숙한 편인데, 새로 들어온 대한항공 A350기는 좌석 배치부터 의자 색깔, AVOD 화면 크기, 리모컨, 기내식 먹을 때의 테이블 크기까지 똑같았다. 합병을 앞두고 있어 일부러 아시아나항공의 느낌으로 디자인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내부 인테리어는 모두 대한항공 소재를 사용한 것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인테리어가 아니다”라고 했다.
아시아나항공 A350 항공기 비즈니스 스마티움석 모습(왼쪽)과 지난 1월 대한항공에서 운항을 시작한 A350 항공기의 프레스티지 스위트석 모습(오른쪽)./아시아나항공, 대한항공 홈페이지 캡처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아시아나항공으로 올 항공기가 대한항공으로 간 게 확실해보인다. 항공기 도입을 대가 없이 포기한 게 맞다면 영업이익 손해를 고려할 때 배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관계자는 “A350 도입 일정 조정은 내부 기재운영 계획, 제작사와의 협의 조건 등을 합리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며 아시아나항공으로 올 항공기가 대한항공으로 간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이병헌 광운대 경영학 교수는 “대한항공이 인도를 받되 일부 좌석 공동이용 협약을 통해서 아시아나항공 여객 운수에 지장이 없도록 하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아무 대가 없이 포기하고 대한항공으로 넘긴 것이라면 배임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A350 운항 시작을 알리는 대한항공 홈페이지(왼쪽). 항공 전문 사이트에서 같은 등록번호(HL8598, HL8597)의 항공기 MSN(제작 고유번호)이 나와 있다. 이 MSN은 아시아나항공으로 인도 예정이던 항공기와 일치한다./대한항공 홈페이지, airfleets 캡처
대한항공이 1월 운항을 시작한 A350 항공기(HL8597)의 MSN(고유 제작번호)./항공 전문 웹사이트(Airfleet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