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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없고 낙동강이 방어선 역할해
장비 아홉대 1시간마다 '선제 살수'
목조 건물 인접한 소나무 자르기도
'찔끔' 비 예보... 큰 도움은 안 될 듯
27일 경북 안동 병산서원 건물 앞에 소방차가 배치돼 예비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허유정 기자


"다행히 바람은 거의 없네요. 시야도 어제보단 훨 좋네예."


27일 아침 세계문화유산인 경북 안동 병산서원에서 현장 책임자인 이승명 안동소방서 풍산119안전센터장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전날 밤 9시쯤 이곳에서 직선거리로 약 3㎞ 떨어진 풍천면 인금리 야산에 잔불이 되살아나며 한때 인근 주민 대피 권고령이 떨어졌다. 의성에서 시작된 불줄기가 안동까지 뻗친 뒤 이틀밤을 뜬눈으로 보낸 이 센터장은 다시 한번 하룻밤을 꼬박 지샜다.
다행히 불길은 밤새 확산세를 보이지 않아 사실상 '소강상태'다
.
맞은편 산과 서원 사이의 낙동강이 1차 방어선 역할을 했고, 간밤에 바람도 불지 않아 불티 확산도 없었다.

그럼에도 병산서원에선 여전히 초긴장 상태로 예방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날 오전 7시 40분엔 '웽~'하는 기계음이 쉴새 없이 울렸다. 30m 간격으로 늘어선 소방차량 9대를 동원해 예비살수 작업을 하는 소리였다. 차량과 이어진 호스가 낙동강 물을 끌어올려 1시간마다 목조 건물이나 마른 땅에 물을 뿌렸다. 전날에도 15차례나 물을 흠뻑 뿌려 길목 곳곳에 웅덩이가 생기기도 했다. 25일 '하회마을·병산서원 방어전'을 위해 소방이 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하면서 이날 오전 9시 기준 병산서원에도 소방장비 11대, 소방인력 45명이 배치됐다. 24시간 교대로 근무 중인 대원들은 잔디밭에서 도시락과 김밥, 빵 등으로 아침 허기를 달랬다. 이 센터장은 "현장에서 베테랑들이 철저히 대비 중"이라며 "걱정하지 마이소~"라며 웃어 보였다.

27일 경북 안동 병산서원 앞마당에 소방차량 등이 주차돼 있다. 선제적 살수 작업이 한창이다. 강지수 기자


살수 작업 뿐 아니라 인근 소나무 절단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날아온 불티가 소나무에 옮겨붙고 떨어진 솔잎이 불쏘시개 역할을 해 건물에 불이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소방이 먼저 국가유산청에 건의했다. 불티 방지를 위해 잔불 진화에도 힘쓰고 있다. 전날 밤엔 서원에서 직선거리로 1.2㎞ 거리 야산과 5.6㎞ 떨어진 골프장 잔디에 각각 불이 붙었지만 대부분 정리됐다고 한다.
다만 소나무재선충 방제 작업으로 만들어진 훈증 더미에서 언제든 잔불이 피어오를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애 류성룡 선생이 쓴 병산서원 현판 등은 세계유교박물관으로 이송 완료했고, 류 선생 위패는 아직 서원 건물 안에 남아있다.

병산서원에서 3㎞ 떨어진 하회마을도 이날 오전 9시 기준 장비 20대, 대원 117명이 투입된 채 철통 방어 태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초가 지붕과 나무 기둥을 위주로 집중적으로 예비 살수 작업 중이다. 하회마을에서 직선거리로 4㎞ 정도 앞까지 화마가 다가왔지만, 이곳 역시 바람이 없어 불티가 날리진 않았다. 산림청은 하회마을과 병산서원 주변에 헬기를 동원해 산불 확산을 예방하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날 안동 지역에도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으나 강수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최소 2~3일은 이런 대응 태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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