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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북 청송군 서산영덕고속도로 청송휴게소(영덕방향)가 산불에 폐허가 돼 있다. 연합뉴스

지난 21일 이후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이 건조하고 강한 바람을 타고 ‘역대 최대’ 규모의 피해를 낸 가운데, 분무기 수준으로 내린다는 비마저도 ‘감감무소식’이다. 이재민들은 “내린다는 비마저도 안 와 하늘이 무심하다”고 애를 태웠다.

27일 경북 의성발 산불이 번진 경북 영덕은 잿빛 날씨에 비는 내리지 않고 있다. 산불로 인한 연기 때문인지, 비구름이 있는 건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뿌옇다. 경북 의성 최초 발화지점에서 70여㎞나 떨어진 영덕군 석리는 화염에 녹아내렸다. 의용소방대 봉사를 다닌다는 장지현(48)씨는 “정말 속이 탄다. 전쟁터가 따로 없다. 지금처럼 비가 애탄 적이 없다. 비가 와야 숨어있는 불씨가 죽고, 재라도 가라앉을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경북 의성과 경북 청송, 경남 산청 등 산불 피해지역들은 이재민의 애타는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맑기만 하다. 경북 의성은 구름이 조금 끼었지만, 햇빛이 쨍쨍해 기온이 25도까지 올랐다. 6일째 대피소가 차려진 의성실내체육관 등에서 식사 봉사를 하는 의성읍 주민 김연희(60)씨는 “산불 때문에 주민들, 공무원들 모두 고생이다. 비가 온다더니 영 안 올 것 같아서 서글프다. 빨리 불이 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리산 자락까지 번진 산청 산불 현장에서 사흘째 설거지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정영호(68·산청군 시천면 성신마을)씨는 “비가 와야할 곳은 안오고, 오지 않아도 될 곳은 오고, 와 이란지 모르겠다. 오늘도 찔끔비라도 온다고 예보는 되어 있던데, 와야 오는 거지. 알 수가 없다 답답하다”고 말했다. 산청 산불 현장에 나와 있는 부산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오후에 5㎜ 안팎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계속 상황이 바뀌고 있어서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며 “지난 18일 1.1㎜ 강수량을 기록한 이후 한번도 비가 오지 않았고, 27일 이후엔 열흘 이상 비가 내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경북 청송군은 곳곳에서 발생하는 산불 때문에 연기로 가득하지만 햇빛은 쨍쨍하다. 기온은 22도까지 올랐다. 박금오(65)씨는 “비가 원래 조금이라도 온다고 했는데 그마저도 안오고 있다. 비가 와야 산불이 다시 안날텐데 걱정”이라고 했다.

경북 안동도 예보와 달리 비가 내리지 않았다. 오전 들어 남후면 등 시내와 가까운 일부 지역에서 산불이 거세지며 매캐한 연기까지 자욱하게 들어찬 상태다. 경북 영양은 영양 현재 온 동네가 뿌옇게 보일정도로 연기가 자욱한 상황에서 날씨는 맑아 햇빛이 희미하게 보이고 있다.

우아무개(74)씨는 “어제 비소식이 있어서 조금은 희망을 가졌었는데 한방울도 안내린다. 비내리는 게 옛부터 하늘이 정하는 일이라곤 하지만 하늘도 참 무심하시다“며 ”지금 온동네가 불타 숯덩이가 되었고 10km 너머에 아직 산불이 진압이 안돼서 여기까지 넘어오면 또 대피소에 가야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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