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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모든 외국산 자동차와 엔진 등 주요 부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선언했다. 발효 시점은 미국 동부 시간으로 다음달 3일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자동차 관세에 관한 행정 명령에 서명한 후 들어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모든 외국산 자동차를 대상으로 삼았지만, 이번 조치의 직접적 타깃은 자동차를 대미 수출 품목 1위로 가진 한국을 비롯해 독일과 일본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이 될 전망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관세 부과를 발표하며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우리의 일자리를 빼앗고 우리의 부를 빼앗으며 그들이 수년 동안 가져간 많은 것들을 빼앗은 것에 대해 비용을 청구할 것”이라며 “친구가 적보다 훨씬 더 나빴던 경우가 많았다”고 강조했다.



6년 전엔 검토만…2기엔 ‘관세전쟁’ 현실화


백악관은 지난 12일부터 부과된 철강에 대한 관세 조치에 이어 이날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전면적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들었다. 미국 안보의 핵심인 자동차 산업이 과도한 수입으로 훼손되고 있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인 2019년에도 해당 법을 근거로 관세 부과를 검토했지만 끝내 실행에 옮기지는 않았다. 2기 행정부 들어 이뤄진 자동차에 대한 전격적인 관세 부과는 트럼프가 공언해온 ‘관세전쟁’이 허언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한 의미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자동차 관세에 대한 발표를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동차 관세는 영구적으로 적용될 것”이라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의약품과 목재에 대한 품목별 관세 부과 발표는 물론 다음달 2일로 예고한 전세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한 상호관세율 발표도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했다. 한국의 또 다른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에 대해서도 품목별 관세가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상호관세와 관련 “다른 나라가 수십년간 미국에 부과했던 것보다 낮을 것”이라며 유연성을 발휘할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4월 2일에 다시 보자. 또 다른 라운드가 진행될 것”이라며 관세로 인해 “2년 내에 미국에 6000억 달러(약 881조원)에서 1조 달러(1469조원)가 들어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USMCA는 일단 예외…중요해진 상호관세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백악관은 설명자료를 내고 “수입 승용차(세단, SUV, 크로스오버, 미니밴, 화물밴)와 경트럭뿐만 아니라 엔진, 변속기, 파워트레인(전동장치) 부품, 전기 부품 등 핵심 자동차 부품에도 25%의 관세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사실상 유일한 예외는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준수한 부품이다. 해당 부품은 관련 프로세스를 수립할 때까지 무관세를 유지하기로 했고, 미국산 부품으로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제조한 자동차의 경우 미국산 부품을 뺀 부분에 대해서만 관세가 부과된다. 캐나다와 멕시코에는 미국 주요 자동차 기업들의 생산 시설이 들어서 있다.

현지시간 2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드론을 통해 바라본 선적 터미널의 자동차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에서 생산된 자동차를 구입하기 위한 대출에 대해서만 이자 전액을 세액 공제 대상에 포함하는 입법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경우 2016년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가 적용돼 왔지만, 다음달부터는 25%의 일률 관세에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까지 붙게 돼 미국산 차량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잃게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독일과 일본 등 경쟁국에 비해 높은 상호관세율을 적용받을 경우 한국 기업의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은 지난 24일 정의선 회장이 직접 백악관 발표를 통해 향후 4년간 미국에 210억 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해 현재 70만대 수준인 미국 내 자동차 생산 역량을 120만대로 확대할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전세계, 반발 속 눈치 작전…통상 갈등 심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발표하자 유럽연합(EU)과 캐나다 등은 즉각 반발하면서도 미국과의 갈등을 의식해 즉각적인 반응은 자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미국이 유럽 자동차 수출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에 심히 유감”이라면서도 “이번 발표를 미국이 구상 중인 다른 조치와 함께 평가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 발표 등을 지켜볼 뜻을 밝혔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열린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준공식에서 아이오닉 5 차량에 기념 서명을 마친 후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 주지사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EU는 미국이 철강 제품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했을 때도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가 시행 직전 돌연 연기했다. 당시 미국은 EU의 보복 기류가 나오자 유럽 국가들의 주력 수출품인 와인 등에 2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재반격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해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반발하며 보복관세를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대응안은 나오지 않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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