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사건이 진행된 2024년 5월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출석한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 연합뉴스
이정섭 대전고검 검사가 처남과 지인 등의 사건정보를 다른 검사와 실무관을 시켜 무단 조회한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이 검사는 총 350만원이 넘는 리조트 객실료와 식사 비용 등을 받기도 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에서 제출받은 이 검사에 대한 검찰 공소장을 보면, 이 검사는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로 재직하던 2020년 3월 A 검사에게 처남 집에서 일하는 가사도우미 B씨의 전과를 조회하도록 했다. 이 검사는 A 검사가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접속해 확인한 B씨의 과거 범죄 전력 등을 전달받아 아내를 통해 처남댁인 강미정 조국혁신당 대변인에게 알려줬다(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
검찰에 따르면 이 검사는 같은 수법으로 두 차례 더 범행을 저질렀다. 이 검사는 수원지검 부장검사로 일하던 2020년 10월엔 처남 C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피의자 조사를 받게 된 뒤 D 실무관을 통해 검찰 송치 여부 등을 조회했다. 이 검사는 같은해 11월에도 평소 친분이 있던 업체 대표가 수원지검에 고발되자 D 실무관을 시켜 사건 진행 경과 등을 조회했다. 검찰은 A 검사와 D 실무관은 이 검사가 사적인 목적으로 조회를 요청한 사실을 몰랐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 검사가 엘리시안 강촌 리조트 운영사 부사장을 지낸 대기업 임원 E씨로부터 3회에 걸쳐 총 354만원 상당 금품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도 적용했다.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공직자 등은 직무 관련 여부와 명목에 관계 없이 같은 사람에게 1회에 100만원 또는 연간 3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아선 안 된다.
이 검사는 2015~2016년쯤 지인을 통해 E씨를 처음 만난 뒤 자주 연락을 주고받고 사적인 만남을 가지면서 ‘형님, 동생’하는 친밀한 사이로 발전했다. 이 검사는 E씨로부터 2020년 12월24~27일 3박4일간 가족 등 일행 9명의 리조트 숙박 대금(85만5000원)과 저녁식사 비용(59만2200원) 등 총 144만7200원을 수수했다. 2021년 12월24~27일(102만2000원)과 2022년 12월23~26일(107만원)에도 같은 리조트를 이용하면서 숙박비 등을 E씨로부터 수수했다.
검찰은 이 검사가 아내와 공모해 2021년 4월 자녀의 초등학교 진학을 위해 처남 부부의 주거지로 자신과 자녀를 전입신고해 주민등록법을 위반한 혐의도 적용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승호)는 지난 6일 이 검사를 이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다만 이 검사가 처남의 마약 사건을 무마한 의혹,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된 코로나19 유행 시기 리조트에서 재벌 임원에게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은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검찰은 이 검사의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사건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이첩했고, 공수처는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오는 29일 이전에 사건을 처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