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난해 4월 29일 영수회담을 위해 인사를 나눠던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모습. 연합뉴스
대통령실 참모들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지난 26일 각 수석실과 비서관실에 배치된 TV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심 판결 속보를 지켜봤다. 선고 직전까지만 해도 1심의 징역형 집행유예가 유지될 것이라 확신하는 분위기였지만, 막상 항소심 재판부가 ‘통 무죄’ 판결을 내리자 일부 사무실에선 탄식이 흘러나왔다고 한다. 이 대표 판결 결과를 뉴스로 지켜봤다는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히려 우리 사무실은 탄식보다는 적막이 흘렀다. 모두 제자리로 돌아갔고, TV도 꺼버렸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의 선거법 2심 무죄 판결 이튿날까지 공식 반응을 내지 않고 있다.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들은 언론 접촉 자체도 피하고 있다. 사법부의 결정에 어떠한 논평도 하지 않는 것이 대통령실의 관례이기도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을 앞두고 사법부를 자극해선 안 된다는 것이 침묵의 주된 이유다. 그럼에도 일부 실무진 사이에선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며 답답함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한 어공(어쩌다 공무원) 출신 대통령실 행정관은 “이젠 선거에 나오는 정치인은 어떤 거짓말을 해도 다 괜찮다는 것이냐”고 했고, 재판부에서 이 대표가 김문기씨와 해외 출장을 갔던 사진 중 일부를 확대한 것을 조작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에 대해 “이제 번호판을 확대한 속도위반 사진도 다 조작이냐”며 불만을 드러내는 이도 있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은 지난 24일 헌재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탄핵을 기각한 뒤 들떠있는 분위기였다. 한 대행의 헌재 결정에서 2명의 재판관이 야당 탄핵의 절차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각하 결정을 내리자,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의 각하 기대감도 덩달아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한 대행 복귀 이후 열린 첫 국무회의에서 최상목 권한대행 때와 달리 수석급 이상 참모 9명이 대거 참석한 것도 윤 대통령의 복귀와 국정 정상화를 기대하는 용산의 기류를 반영한다는 평가였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표의 무죄 판결 뒤 다시 가라앉는 분위기”라고 했다.

다만 대통령실 일각에선 이 대표의 무죄 판결로 “윤석열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해야 한다는 명분이 더 커졌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여권 관계자는 “다수 의석을 지닌 이 대표가 대통령까지 하게 된다면 그 누구도 견제할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며 “지금 이 대표를 막을 수 있는 건 윤 대통령뿐”이라고 했다.

중앙일보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45768 “기장님 없이 갈 수도 없고” 아시아나항공 여권 분실로 15시간 지연 랭크뉴스 2025.03.29
45767 [속보]안동지역 산불 재발화…중앙고속도로 남안동IC∼서안동IC 전면 차단 랭크뉴스 2025.03.29
45766 [르포]11m 막타워 오르니 아찔…극한 공포 이겨내고 거침없이 강하[이현호의 밀리터리!톡] 랭크뉴스 2025.03.29
45765 전한길 지원사격, 김어준 유튜브… 4·2 재보선 '尹 탄핵 찬반' 대결 랭크뉴스 2025.03.29
45764 민심 타들어 가는데 여야 여전히 산불 예비비 두고 '숫자 공방' 랭크뉴스 2025.03.29
45763 “지금 사도 안늦었나요?”...자고 일어나면 오른다 랭크뉴스 2025.03.29
45762 [속보] 안동서 산불 재발화…헬기 6대 투입, 진화 중 랭크뉴스 2025.03.29
45761 [속보] 경북 안동서 밤새 산불 재발화…당국 "헬기 투입해 진화 방침" 랭크뉴스 2025.03.29
45760 미얀마 7.7 강진에 144명 사망…태국에선 공사중 30층 건물 ‘와르르’ 랭크뉴스 2025.03.29
45759 공매도 전면 재개… 증권사가 꼽은 주의 종목은 랭크뉴스 2025.03.29
45758 진화율 96%…지리산 산불 잡기 총력 랭크뉴스 2025.03.29
45757 여야, 산불 현장으로…‘재난 예비비·추경’ 놓고 공방 랭크뉴스 2025.03.29
45756 '제2의 참사' 막지…항공기 '버드 스트라이크' 예방법[법안 돋보기] 랭크뉴스 2025.03.29
45755 안동 산불 재발화…이 시각 대피소 랭크뉴스 2025.03.29
45754 어쩌라는건지…응원봉 팔면 "빨갱이" 태극기 팔면 "내란공범" 랭크뉴스 2025.03.29
45753 이재용도 딥시크·BYD는 못 참지…10년만에 中시진핑 만났다 [글로벌 모닝 브리핑] 랭크뉴스 2025.03.29
45752 결국 4월 넘어간 尹선고, 오늘도 광화문 찬탄∙반탄 30만명 몰린다 랭크뉴스 2025.03.29
45751 산불 재확산에 중앙고속도로 남안동IC∼서안동IC 차단 랭크뉴스 2025.03.29
45750 [속보]산불 재확산...경북 안동서 재발화 랭크뉴스 2025.03.29
45749 경북 안동서 밤새 산불 재발화…당국 "헬기 투입해 진화 방침"(종합) 랭크뉴스 2025.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