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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대미 수출 1위 품목…작년 수출 물량 절반이 미국행
현대차그룹, 현지생산 확충에 시간 걸려…한국GM 철수설 증폭
업계 "정부 대책 기다리는 중"…전문가 "유예·면제 끌어내야"


트럼프 대통령
[UPI=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홍규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부과를 공식화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지 투자로 정면 돌파한다는 구상이지만 생산시설을 갖추고 가동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규모가 작은 한국GM이나 자동차 부품 업체로서는 마땅한 대응 방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경쟁국에서 관세를 면제·유예받을 경우 한국의 가격 경쟁력 약화가 배가될 수 있는 만큼 현지 투자와 일자리 창출 효과를 어필하며 대미 협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자동차 수출 영향은?
(평택=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19일 경기도 평택항 부근에 수출용 차들이 세워져 있다. 지난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 반도체와 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서 관세가 최소 25%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2.19 [email protected]


대미 수출 1위 품목 '흔들'…가격 경쟁력 저하로 수출 타격 우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우리가 할 일은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은 모든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라면서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수입차 관세 규모로 '25%'를 예고한 바 있는데 설마 했던 우려가 현실이 됨에 따라 자동차 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자동차는 한국의 대미 수출 1위 품목이다. 지난해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347억4천400만달러로 전체 자동차 수출액(707억8천900만달러)의 49.1%를 차지했다.

미국의 평균 수입 가격에서 한국산 자동차·부품의 수입 가격 비율은 0.8로, 다른 나라에서 미국으로 수입된 자동차 평균 가격보다 한국산 자동차 가격은 낮은 편이다. 그동안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관세 없이 수출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25%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 저하로 수출에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어 업계는 물론 한국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자동차 산업에 25% 관세를 매길 경우 올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이 작년 대비 18.59%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씨티는 한국산 자동차, 부품, 의약품, 반도체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 국내총생산(GDP)이 0.203%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대규모 미국 투자' 현대차그룹도 피해 불가피…한국GM 생존 위태
최근 대규모 대미 투자 발표로 트럼프 대통령의 눈도장을 찍었던 현대차그룹도 단기적인 악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자동차 생산(86억달러), 부품·물류·철강(61억달러), 미래 산업·에너지(63억달러) 등 총 210억달러(약 31조원)를 미국에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현지 생산을 늘려 완성차 관세가 부과되는 물량 자체를 줄이면서 제철소 건립 등 수직 계열화를 통해 원자재 관세 여파도 피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대미 수출 규모는 101만5천5대다. 현대차가 63만7천638대, 기아가 37만7천367대를 수출했다.

그러나 투자 계획도 애초에 4년 기간인 데다 캐파(생산능력) 확대, 제철소 건립 모두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현대차그룹도 당장의 타격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준공식을 연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는 연간 30만대 규모이지만 지난달 출고량은 4천73대였다.

GM의 한국 생산기지 역할을 맡고 있는 한국GM은 생존 자체가 위태롭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GM의 미국 수출량은 41만대가량으로 대미 수출 비중이 85%에 달한다.

2019년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군산공장 문을 닫았던 한국GM이 아예 한국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그래픽] 현대차그룹 대미투자 규모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현대차그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국내기업으로 처음으로 210억달러(31조원) 규모의 대규모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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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투자 어필 필요…"유예·면제 추진해야"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우리 정부가 신속한 대응을 통해 미국 현지 투자를 어필하면서 관세 면제 내지는 유예를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계속 우려하고 준비했던 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라며 "개별 회사 차원에서 막을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면밀히 상황을 지켜보며 정부의 대책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HMGMA 준공식에서 "저희가 (210억달러 현지 투자) 발표한 것은 한 개 기업이기 때문에 관세에는 큰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관세 발표 이후 협상은 정부 주도하에 개별 기업도 해야 하므로 그때부터가 시작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 내 생산을 늘리는 것으로 한꺼번에 (수출 물량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내 생산 물량은 앞으로도 계속 나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미국 생산량을 순차적으로 늘리고 현지 일자리도 늘리면서 쿼터제식으로라도 일부 관세를 유예하는 등의 협상을 지속해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면서 "올해까지는 몇 대, 내년까지는 몇 대까지 관세를 면제해달라는 식으로 제안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준공… 아이오닉 5 생산 시작
(서울=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엘라벨에서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의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은 HMGMA 차체 공장에서 아이오닉 5가 생산되는 모습. 2025.3.27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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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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