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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대학 ‘등록 마감일’까지 복귀 미루는 의대생들
26일 서울대 의대에서 한 의대생이 의사 가운을 들고 걷고 있다. 연합뉴스

각 대학이 예고한 의대생 등록 마감일이 다가왔다. 이미 일부 대학은 등록을 마감했지만, 55%가 등록한 연세대를 제외하곤 대부분 등록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의사 자격증이 없는 의대생들은 각각의 이유로 복귀를 주저했다.

26일 한겨레가 만난 ‘미복귀 의대생’들은 정부의 강압적 태도에 굴복할 수 없다는 ‘강경파’부터 제적은 못 할 것이라는 ‘낙관파’, 탄핵 결과를 지켜보자는 ‘관망파’, 돌아가고 싶지만 낙인이 두려운 ‘체념파’ 등 다양했다. 수도권 의대 본과 재학생 ㄱ씨는 “의대 학장들이 학생들을 책임지겠다면서도 학생들을 제적시켜 편입생을 뽑겠다고 한다”며 “전공의 설득은 어려우니 의대생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고 생각되니, 굴복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지난해 3월부터 줄곧 의대 증원 백지화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철회 등을 요구했다. ㄱ씨도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철회 등이 없으면 복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규모 제적 사태 시 가장 큰 피해를 볼 23학번 이하 예과생도 버티고 있다. 이들은 제적되면 재입학이 쉽지 않고 편입생으로 충원되면 돌아올 자리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비수도권 의대 24학번 ㄴ씨는 “제적 경고가 실제 위협으로 느껴지긴 한다”면서도 “한 학교라도 제적을 당하게 되면 전국 의대가 연대 행동에 나설 것이다. 소송 역시 휴학계 반려가 정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리하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법무법인 히포크라테스 이정민 변호사는 “수업 일수를 못 채울 경우 제적한다는 학칙은 전체 학과에 동일하게 적용되는데 의대생만 예외로 해달라고 하는 주장을 법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아울러 의대생의 특수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비수도권 의대 신입생 ㄷ씨는 “(대규모로) 제적시키면 본과 2∼4학년도 빠지는데, 본과 1학년부터 시작하는 편입생으로 이를 채울 수 있겠냐”며 “몇년간 의사도 배출되지 않을 텐데 누가 이런 상황을 책임지고 제적시킬 수 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미 1년 이상의 집단 휴학으로 약 3천명의 의사가 올해 배출되지 않는 상황이다. 또 2000년 의약분업, 2020년 의대 증원 등에 반발한 의사 집단행동에 정부가 번번이 물러선 경험도 힘을 보탠다. 2020년 당시 동맹휴학을 벌이며 의사 국가시험을 거부한 의대생들은 이후 재응시 기회를 얻어낸 바 있다.

현 정권의 불안정성을 이유로 복귀를 미루자는 의견도 있었다. 학생들은 “탄핵 결과를 지켜볼 수 있도록 시간을 더 달라는 것이 학생들의 입장”(ㄱ씨), “정권이 바뀐다면 책임질 주체가 바뀔 것이고 우리가 우위에서 협상할 수 있을 것”(ㄴ씨) 등을 주장했다.

복귀 의사는 있지만 동료 시선이 두려워 발을 돌리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수도권 의대 신입생 ㄹ씨는 “정말 돌아가고 싶지만 복귀는 배신자로 찍히는 분위기”라며 건국대 의대에서 ‘복귀자를 동료로 간주하지 않겠다’는 성명서가 나오는 등 주변 환경으로 위축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동기들은 게임을 하고 유튜브만 보며 무기력하게 지낸다”며 “우리의 시간을 희생하면서 선배 의사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는 억울함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의대생의 개별 의사를 존중하자는 목소리도 처음 공개적으로 나왔다. 고려대 의대 전 학생 대표 5명은 지난 25일 ‘존경하는 고려대 의대 학우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글에서 “서로를 감시하고 비난하는 것은 이 사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불필요한 시선 없이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자유를 충분히 보장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27일 서울대와 부산·경상국립·영남대 의대 등이 등록을 마감한다. 이튿날인 28일은 경희·인하·충남·강원·가톨릭·전북대 의대 등의 마감일이고, 대부분 학교가 이달 말 등록을 마칠 계획이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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